조코위 인니 대통령, 현대차 연구소 콕 집어 찾는 까닭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1박2일 방한 일정
이날 현대차 남양연구소 찾을 예정…국내 기업 유일

인도네시아에 약 2조 투자한 현대차
"아세안 지역 전기차 거점 만들겠다"
현대차, 일본 차 텃밭 인도네시아서 상승세
(사진=연합뉴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를 찾는다. 지난 27일 입국한 조코위 대통령은 방한 일정 동안 국내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지만 특정 기업을 직접 찾는 건 현대차가 유일하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전날 우리나라에 도착해 1박2일 동안 방한 일정을 소화한다.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8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와 삼성·SK·LG·롯데그룹 등 10여 곳이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코위 대통령은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인니 전기차 발전의 이정표"…현대차 대규모 투자 화답 차원

조코위 대통령이 사실상 하루뿐인 방한 일정에서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콕 집어 찾는 이유는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대규모 투자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앞서 15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첫 완성차 생산공장을 구축한 바 있다. 여기에서는 현지 전략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와 전기차 아이오닉5가 생산 중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공장 준공식 당시에 참석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과 아이오닉 5의 양산을 축하한다.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여섯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인도네시아로서는 현대차의 현지 투자로 인해 고용 창출과 '전기차 산업 허브'라는 국가적 목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필리핀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 매장량이 풍부한 국가로 꼽힌다. 최근 일본 도요타도 전기차 생산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향후 5년간 18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 또한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또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인도네시아 카라왕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배터리셀 양산이 목표다. 이 공장에서 만드는 배터리셀을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E-GMP(현대차그룹 전용 전기 플랫폼)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350㎾ 출력의 급속충전이 가능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전기차 '아이오닉5'를 이달부터 일본 시장에 투입한다. (자료 :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차 텃밭 인도네시아...가파른 현대차 성장세

인도네시아에서의 대규모 투자는 현대차에게도 의미가 있다. 일본 차 브랜드가 절대 강세인 현지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총 1만2013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상반기(2990대)보다 판매량이 4배가량 늘었다.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0.8%에서 올해 2.6%로 상승했다. 현대차는 올해 1~5월 인도네시아에서 토요타, 다이하쓰, 스즈키, 미쓰비시모터스, 혼다에 이어 6번째로 많은 차를 생산했다.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현대차의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 대한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2월 아시아태평양 권역의 목표 판매 대수를 지난해(32만9000대) 대비 27.4% 증가한 41만9000대로 올려잡았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