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하사, 우편물 보고서야 고 이예람 중사 사망한 방인 것 알아

'이예람 비극' 그 부대서 또 여군 하사 숨져
"잘못 없는데 뒤집어씌워" 메모 발견
숨진 공군 하사 유서에 괴롭힘 정황
공군 20비 하사 사망사건 브리핑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 21살 강 모 하사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돼 군 수사단이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강 하사가 입주한 관사가 고 이예람 중사의 관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하사는 부대 복지대대가 소개한 관사에 올해 1월 입주했는데, 석 달 뒤 배송된 우편물의 수신자 이름을 보고 자기 집이 고 이예람 중사가 사망한 사건 장소였다는 걸 알게 됐다.부대 사정을 모르는 초임 부사관에게 민감한 장소를 일언반구없이 거주케 한 것이다.

강 하사는 이에 따라 주변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20비행단 소속이었던 이예람 중사는 지난해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신고했지만, 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21일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강 하사가 괴롭힘을 당한 정황도 드러났다.

조사에 참관한 군 인권센터 측은 강 하사가 심경을 적은 글을 통해 그동안 부대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강 하사가 남긴 메모에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나한테 다 뒤집어씌운다", "중사는 만만해 보이는 하사 하나 붙잡아 분풀이한다" 등의 내용이 있었다.강 하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염두에 두고 몇 달에 걸쳐 신변을 정리해온 정황도 확인됐다.

국방부는 강 하사에게 관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설명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인권위에 사망 사실을 언제 알렸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강 하사는 공군 부사관을 양성하는 항공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해 4월 첫 자대 배치받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