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면 어때"…스페인 '해변 몸매' 캠페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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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신체에 대한 고정관념 탈피스페인 정부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해변에서 즐길 수 있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여성 신체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던지자는 취지다.
유방절제술 받은 뒤 상의 벗거나
살 쪘어도 자신감 있게 포즈 취해
일각선 "여성 몸매만 되레 부각" 비판
2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스페인 평등부는 자신의 몸이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는 여성들을 격려하기 위해 ‘여름도 우리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각 다른 5명의 여성이 그려진 포스터를 배포했다. 이오네 벨라라 사회복지부 장관은 “모든 몸매는 해변에 적합한 몸매”라며 살에 대한 고민으로 해변에 가는 것을 꺼리지 말라고 말했다.포스터에는 5명의 여성이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삽화가 그려져 있다. 유방절제 수술을 받은 중장년의 여성이 상의를 벗고, 날씬하지 않지만 자신있게 포즈를 취하는 여성도 있다.
안토니아 모릴라스 여성연구소장은 “신체가 어떠해야 한다는 기대는 여성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부정하기도 한다”며 “이 캠페인은 모든 신체가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사람들과 여름을 즐길 권리가 있고, 오늘 우리는 몸에 대한 고정관념과 미적폭력을 벗어던지고 모두를 위해 여름을 건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캠페인이 오히려 여성 몸매만 부각했다는 비판도 있다. 여성 몸매만 거론하는 것이 차별이라며 남성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페인 좌파 정치인 카요 라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고 말하며 캠페인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앙겔라 로드리게스 팸 평등부 장관은 여성이 해변을 가는데 정부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믿는 남성을 겨냥해 “물론 우리는(여성) 해변에 가지만, 표준체형이 아닌 몸을 드러내면 욕을 먹을까봐 걱정한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