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에 100만명 몰렸다"…넷플릭스 부러운 시즌 [신현보의 딥데이터]

넷플릭스·시즌의 '우영우 효과' 분석

넷플릭스·시즌, 드라마 '우영우' 동시방영
'우영우 효과'에 한 달 새 넷플릭스 주간 이용자 100만명↑
시즌 이용자 8만명 상승에 그쳐

넷플릭스, 잊을만하면 오리지널 히트치고
우영우 같은 경쟁력 있는 타사IP 확보
전문가 "토종OTT, 콘텐츠 경쟁력 확보 관건" 지적
종합채널 ENA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방영하는 넷플릭스가 '우영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100만 명 가까이 이용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영우를 동시방영하는 시즌(seezn)은 이용자가 약 8만 명 증가에 그치며 별다른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가격 인상으로 위기를 겪을 뻔했던 넷플릭스가 이따금 오리지널 콘텐츠 히트작을 내놓고 경쟁력 있는 타사 지식재산권(IP)을 사들이면서 독자층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한달새 넷플릭스 이용자 100만 명 느는동안
시즌 이용자 8만 명 상승에 그쳐

ENA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동시방영하는 넷플릭스와 시즌(seezn) 앱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MAU, 안드로이드 및 iOS 사용자 합산·중복포함). 넷플릭스는 한 달 새 100만 명 가까이 늘어난 반면 시즌은 약 8만 명 상승에 그쳤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집계하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 앱의 주간 활성 사용자수(MAU, 안드로이드 및 iOS 사용자 합산·중복포함)는 7월 약 80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1주차(약 804만 명) 이후 최고치다.

'우영우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방영되기 시작한 6월 마지막 주(약 706만 명) 대비 MAU가 100만 명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비율로 따지면 14%의 성장이다. 800만 명대에서 움직이던 넷플릭스의 주간 MAU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700만 명대로 떨어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영 이후인 6월 말부터 급상승해 800만 명대를 회복했다.
넷플릭스의 각종 지표를 보여주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지난 4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영화 및 TV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FlixPatrol
넷플릭스의 각종 지표를 보여주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지난 4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영화 및 TV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시즌의 우영우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100만 명 안팎으로 움직이던 시즌의 주간 MAU는 점차 감소해 올해 2월부턴 70만명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6월 마지막 주(약 71만명) 대비 최근에는 79만 명으로 약 11% 늘어나긴 했지만 같은 기간 약 100만 명을 모은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지널 콘텐츠 히트, 경쟁력 있는 IP 구입 덕
"토종OTT, 브랜드 끌어올릴 독보적 콘텐츠 필요"

양사의 희비를 가른 배경에는 넷플릭스의 히트 오리지널 콘텐츠와 좋은 타사 작품 유치라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잊을만하면 오리지널 작품들이 히트를 치고, 이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례처럼 좋은 타사 작품을 가져오면서 독자층이 견고해졌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주간 MAU 차트를 보면 지난 9월엔 오징어게임이, 올해 초에는 '지금 우리 학교는'과 '소년심판' 등이 시청자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이용자 하방선을 조금씩 올려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시즌은 이렇다할 오리지널 히트작은 없어 팬덤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교수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확보와 글로벌 콘텐츠 제작 전략, 그리고 타사 콘텐츠 IP 구입 등으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와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즌은 채널 브랜드 인지도 측면, 독점적 콘텐츠 공급 전략에서 뚜렸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의 고공행진에도 전문가들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에게 여전히 기회가 충분하다고 입은 모은다. 최근 티빙은 시즌을 사들이고, 왓챠는 매각설이 나오는 등 국내 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해외에서 일부 국가에서 서비스 가격을 인상하고 계정 공유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 시장에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틈새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넷플릭스는 가격 인상폭과 시점 등과 더불어 추가 경쟁력을 갖춘다면 조정 국면이 오더라도 이용자 수가 회복될 수 있다"면서도 "쿠팡플레이의 경우처럼 스포츠 콘텐츠를 독보적으로 갖추려는 등 채널 브랜드를 끌어올릴 독자적 콘텐츠를 확보하면 틈새시장에서 이용자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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