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복수의 車 업체와 46㎜ 배터리 공급 논의 중"

삼성SDI가 “복수의 완성차 업체와 ‘46파이(지름 46㎜인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삼성SDI가 46파이 배터리에 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공급사인 BMW 외에도 더 많은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SDI는 이날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여러 완성차 업체가 원가 절감을 위해 관심을 보이며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천안 사업장에 46파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짓기 위해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46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이 5배, 출력이 6배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다. 삼성SDI가 신설하는 파일럿 라인 투자 규모는 1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름은 46㎜로 정해졌지만, 길이를 80㎜로 할지 이보다 더 늘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삼성SDI는 “46파이 배터리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안전성을 강화한 설계 콘셉트를 반영해 개발 중”이라고 했다. 4680 배터리는 기존 소형 원통형 배터리보다 성능이 나은 대신 화재 위험성이 높은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극판 신공법을 적용해 배터리 수명과 급속충전 성능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전력 시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원가를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인 고용량 배터리를 신제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제품은 하이니켈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를 적용해 용량을 30% 높이고, 원가를 15% 낮췄다.

삼성SDI는 2분기 매출 4조7408억원, 영업이익 4290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42.2%, 34.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9%이며, 배터리가 중심인 에너지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6.0%다. 적자를 내는 SK온, 3.9%인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이고 중국 CATL보다 높고 파나소닉 에너지부문(7.1%)보단 낮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70% 이상 사들이면서 시장에서 전동공구용 원통형 배터리 공급이 부족해졌다”며 “이에 따라 삼성SDI의 전동공구용 원통형 배터리 판가가 분기마다 10%씩 오르는 등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