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더이상 소음 없어야" vs 강병원 "지지율 10%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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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李 해소될 때까지 직무대행 체제"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간 문자가 노출되면서 불거진 이른바 '문자 유출 사태' 논란에 당내 지도체제를 둘러싼 진통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권 대행 원톱 체제'는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체제 전환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권 대행의 리더십까지 흔들어 당내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에 이준석 대표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혼란스러운 여권을 겨냥해 민주당은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체제 전환 압박도...배현진 사퇴도 연장선상
권성동 이날 지도체제 논의에 대해 '침묵'
野 우상호 "국민 실망...민생에 집중하셔라"
강병원 "지지율 10%대로 가는 건 일순간"
혼란의 여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29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자 유출 사태' 후 권 대행 리더십에 우려가 제기된다는 지적에 "현재 이준석 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안 의원은 "안 좋은 시기에 안 좋은 실수가 나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생에 힘을 모아야 할 때 더 이상 소음은 없어야겠다"고 했다.이 대표의 '양두구육' 메시지로 이어지는 이철규 의원 등의 논쟁에 대해 "도대체 어느 쪽이 양두구육인지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판단이 안 갈 정도"라며 "제가 만나는 분들은 '똑같은 놈들이다'라는 식의 과격한 표현도 쓰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도 적지 않다. 정우택 의원은 전날 YTN 인터뷰에서 "정기국회를 앞두고 원내대표와 당대표의 기능을 다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또, 시중에서 보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곱지 낳다"고 언급했다. 이날 배현진 최고위원의 전격 사퇴도 체제 전환 압박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배 의원의 사퇴와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안 그래도 힘든 정부인데 당까지 저렇게 각자도생 하려고 해서야"라며 "지금 비대위 하자는 건 또 라스푸틴 들여서 노욕의 점성술로 하자는 건지. 철부지들도 아니고 어떻게 이룩한 정권교체인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행 당헌당규상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은 당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의 기능 상실 등일 때 가능하다. 이 대표의 징계는 이미 '사고'로 규정된 만큼 최고위 기능 상실만이 비대위 전환으로 가는 유일한 수단인 셈이다. 다만 당 대표의 '사고' 시기에 최고위까지 '기능상실'이 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그 절차를 둘러싼 해석 차이도 적지 않다. 권 대행은 이날 오전 지도체제 논의와 관련해 침묵했다.
野 "지지율 10%대로 무너지는 건 일순간"
이 같은 여권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은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을 두고 '조기 레임덕'을 거론하며 변화를 촉구했다.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내부 총질' 문자가 국민들이 실망한 요인"이라면서 "국정 기조를 변화시켜 민생경제에 집중하는 대통령이 되셔야 한다"고 밝혔다.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그래도 집권 세 달 만에 레임덕 운운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통치자로서의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채 여당 내부 권력투쟁에나 개입하고 있는 대통령에, 취임 후 3개월 동안 사과만 3차례 반복한 여당 원내대표까지…국민들은 벌써부터 염증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지금처럼 독불장군 식의 아집과 오만,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는 국정운영으로 일관하며 '소나기만 피하자'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지지율이 10%대로 무너지는 것은 일순간"이라고 경고했다.한편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7월 4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8%, 부정 평가는 62%로 집계됐다. 취임 후 긍정 평가는 최저를, 부정 평가는 최고를 기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