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그림' 김현우·드라마 '우블' 정은혜 전시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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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청와대서 장애인 예술가 특별전…두 작가 개인전 예정
잠실창작스튜디오 출신 장애인 작가들 미술계서 두각 최근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장애인 예술가 김현우와 정은혜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잇따라 열린다. 29일 미술계에 따르면 정부는 용산 대통령실에 걸린 작품 '퍼시 잭슨 수학 드로잉'을 그린 김현우 작가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영희 역으로 출연한 정은혜 작가 등이 참여하는 특별전을 다음 달 청와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 춘추관을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첫 전시로 장애인문화예술축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작가인 김현우, 정은혜를 비롯해 장애인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작가는 모두 서울문화재단이 장애인 시각예술가를 위해 운영하는 레지던시인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출신이다.
김 작가의 부모는 그가 고교 졸업 후 복지관 직업적응 훈련반에 다닐 당시 미술 프로그램을 좋아했고, 복지관 선생님이 엄청난 작업량을 보고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잠실창작스튜디오 지원을 권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2017년 9기 입주작가로 선발됐을 당시 처음으로 자신만의 작업 공간을 갖게 돼 행복하게 작업했으며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늦게까지 작업해 '잠실 공무원'이란 별명도 얻었다고 한다. 정 작가는 10기, 11기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2016년 경기도 양평의 집 근처 북한강변에서 열리는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그는 돈을 받고 캐리커처를 그려야 하는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입주 공모에 지원했다.
두 작가는 청와대 특별전 외에도 단체전 참여와 개인전 준비로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김현우는 기획자 공동운영 플랫폼인 'WESS'가 기획한 전시 '릴리'에 초대됐다.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있는 전시공간에서 지난 27일 개막한 이 전시에 나무판에 오일 파스텔과 크레용으로 그린 십자가 등 김 작가의 작품 3점이 선보인다.
김 작가 외에 강동호, 김현진 등이 참여한 이 전시는 서정성에 부여된 새로운 역할에 관해 이야기하는 전시다. 김 작가는 또 11월에 열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다.
'픽셀 작가'로 많이 알려진 그가 고교 수학 시간에 낙서처럼 시작한 '수학 드로잉' 연작도 대표 작품이다.
어릴 때부터 탐독한 만화책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계보와 스토리도 작가가 상상력을 이어가는 원천이 됐다.
따라서 수학 드로잉 연작은 신화와 관련성을 갖는다.
김 작가의 부모는 신화 속 이야기들이 학창 시절 수학 시간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름답게 보였던 수학 공식과 어우러져 그만의 이야기로 캔버스 위에 재해석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은혜 작가도 다음 달 24∼30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인전을 연다.
정 작가는 "전시회 제목이 '포옹전'인데 만났던 순간들, 반가워서 서로 포옹했던 순간을 사진 찍었고, 그 사진 보고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의 얼굴에 주목하는 이유에 관해 "사람 얼굴 그리는 게 제일 쉽다"며 "어르신, 어린아이, 반가운 사람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 연예인, 일반인 다 멋지고 예쁜 얼굴들이고 그리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 작가의 부모는 그가 경계인의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위치한 경계선을 벗어나려 하지 않고 그대로 그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세상이 설 곳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서 있을 곳을 만드는 그는 발달장애가 아닌 '예술가 정은혜'의 세계로 경계선을 확장하며 초대해주지 않았던 세상 사람들을 자신의 경계 안으로 기꺼이 초대한다는 것이다. 두 작가를 배출한 잠실창작스튜디오는 2007년 잠실종합운동장 안에 설립됐으며 리모델링으로 지난 3월 말까지 운영됐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10월 대학로로 이전해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잠실창작스튜디오는 2018년부터 효성그룹이 후원하면서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효성과 함께 매년 12명의 장애인 시각예술 분야 작가를 공개 모집하고,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효성이 지금까지 후원한 규모는 총 3억 원에 이른다.
김현우 등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들은 2016년부터 시작된 아트페어 '조형아트서울'(PLAS)에도 매년 초청된다.
청각장애 조각가 신재환 작가의 모친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가 주축이 돼 주최하는 조형아트서울은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들을 위해 무료로 전시 부스를 제공해 왔다. 신 작가도 2012년부터 2년 동안 입주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연합뉴스
잠실창작스튜디오 출신 장애인 작가들 미술계서 두각 최근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장애인 예술가 김현우와 정은혜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잇따라 열린다. 29일 미술계에 따르면 정부는 용산 대통령실에 걸린 작품 '퍼시 잭슨 수학 드로잉'을 그린 김현우 작가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영희 역으로 출연한 정은혜 작가 등이 참여하는 특별전을 다음 달 청와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 춘추관을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첫 전시로 장애인문화예술축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작가인 김현우, 정은혜를 비롯해 장애인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작가는 모두 서울문화재단이 장애인 시각예술가를 위해 운영하는 레지던시인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출신이다.
김 작가의 부모는 그가 고교 졸업 후 복지관 직업적응 훈련반에 다닐 당시 미술 프로그램을 좋아했고, 복지관 선생님이 엄청난 작업량을 보고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잠실창작스튜디오 지원을 권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2017년 9기 입주작가로 선발됐을 당시 처음으로 자신만의 작업 공간을 갖게 돼 행복하게 작업했으며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늦게까지 작업해 '잠실 공무원'이란 별명도 얻었다고 한다. 정 작가는 10기, 11기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2016년 경기도 양평의 집 근처 북한강변에서 열리는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그는 돈을 받고 캐리커처를 그려야 하는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입주 공모에 지원했다.
두 작가는 청와대 특별전 외에도 단체전 참여와 개인전 준비로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김현우는 기획자 공동운영 플랫폼인 'WESS'가 기획한 전시 '릴리'에 초대됐다.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있는 전시공간에서 지난 27일 개막한 이 전시에 나무판에 오일 파스텔과 크레용으로 그린 십자가 등 김 작가의 작품 3점이 선보인다.
김 작가 외에 강동호, 김현진 등이 참여한 이 전시는 서정성에 부여된 새로운 역할에 관해 이야기하는 전시다. 김 작가는 또 11월에 열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다.
'픽셀 작가'로 많이 알려진 그가 고교 수학 시간에 낙서처럼 시작한 '수학 드로잉' 연작도 대표 작품이다.
어릴 때부터 탐독한 만화책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계보와 스토리도 작가가 상상력을 이어가는 원천이 됐다.
따라서 수학 드로잉 연작은 신화와 관련성을 갖는다.
김 작가의 부모는 신화 속 이야기들이 학창 시절 수학 시간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름답게 보였던 수학 공식과 어우러져 그만의 이야기로 캔버스 위에 재해석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은혜 작가도 다음 달 24∼30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인전을 연다.
정 작가는 "전시회 제목이 '포옹전'인데 만났던 순간들, 반가워서 서로 포옹했던 순간을 사진 찍었고, 그 사진 보고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의 얼굴에 주목하는 이유에 관해 "사람 얼굴 그리는 게 제일 쉽다"며 "어르신, 어린아이, 반가운 사람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 연예인, 일반인 다 멋지고 예쁜 얼굴들이고 그리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 작가의 부모는 그가 경계인의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위치한 경계선을 벗어나려 하지 않고 그대로 그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세상이 설 곳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서 있을 곳을 만드는 그는 발달장애가 아닌 '예술가 정은혜'의 세계로 경계선을 확장하며 초대해주지 않았던 세상 사람들을 자신의 경계 안으로 기꺼이 초대한다는 것이다. 두 작가를 배출한 잠실창작스튜디오는 2007년 잠실종합운동장 안에 설립됐으며 리모델링으로 지난 3월 말까지 운영됐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10월 대학로로 이전해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잠실창작스튜디오는 2018년부터 효성그룹이 후원하면서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효성과 함께 매년 12명의 장애인 시각예술 분야 작가를 공개 모집하고,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효성이 지금까지 후원한 규모는 총 3억 원에 이른다.
김현우 등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들은 2016년부터 시작된 아트페어 '조형아트서울'(PLAS)에도 매년 초청된다.
청각장애 조각가 신재환 작가의 모친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가 주축이 돼 주최하는 조형아트서울은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들을 위해 무료로 전시 부스를 제공해 왔다. 신 작가도 2012년부터 2년 동안 입주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