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월급 1200만원?…자폐 근로자 현실은 달랐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연일 화제
주인공 우영우 예상 월급 추측하는 글 올라와
자폐성 장애 가진 근로자 월평균 소득 낮아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연일 화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주간 톱10' 차트에서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ASD)를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가 사건들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휴먼 법정 드라마다.

'우영우'의 인기에 온라인상에는 주인공 우영우의 예상 월급을 추측하는 글도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다양한 내용을 종합해 신입 변호사인 우영우의 월급은 세전 월 1200만 원 이상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해당 글에서는 우영우의 든든한 멘토이자 14년 차 변호사인 정명석은 5억 이상, 극 중 1위 로펌 태산 대표인 태수미 변호사는 600억 이상의 연봉을 벌어가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현실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 1년 차가 받는 급여는?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나 국내 주요 대형 로펌 1년 차 변호사들의 월급은 세전 기준으로 대략 1100만~13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초까지 태평양 1년 차 변호사들의 월급은 세전 기준으로 1130만원 수준이었다. 당시만 해도 1100만원 초반이던 광장과 세종보다 소폭 높았지만,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광장과 세종이 1년 차 변호사들의 월급을 1200만원까지 올리는 급여 인상에 나서면서 태평양 구성원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결국 태평양은 올해 3월경 1년 차 변호사들의 월급을 김앤장 이상인 1300만원 수준까지 올려준 것으로 전해진다. 연봉 기준으로 1억5000만원을 넘는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드라마는 극히 일부…현실로 옮겨 온다면

지난 2019년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소득 전문직'의 월평균 보수 현황에 따르면, 개인 사업자로 등록한 변호사 2968명의 월평균 보수는 1705만원으로 집계됐다.이 가운데 하위 30%에 속하는 변호사들은 월보수액으로 300만원 이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월 50만원 이하의 보수를 받는 변호사가 155명에 달했으며 △5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가 55명 △100만~200만원 314명 △200만~300만원 324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상위 30% 변호사들은 월 800만원 이상을 받았다. 특히 상위권의 월보수액은 900만원에서 2000만원 안팎에 집중적으로 몰렸다.

구체적으로 900만~1000만원이 146명, 1000만~1500만원이 308명, 1500만~2000만원이 117명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최고 수준인 1억원을 초과하는 변호사 수는 87명이다.

또 국내에서는 ASD 등 발달 장애가 있는 변호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등록된 변호사는 모두 2만6486명으로 미활동 변호사까지 포함하면 3만2252명에 달하지만 ASD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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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적·자폐성 장애인 가운데서는 월 400만원 이상 받는 사례가 전혀 없었다. 46.8%는 월 100만원 미만, 44.5%는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3년을 주기로 조사해 발표하는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자폐성 장애가 있는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121만4000원이다.

이들의 월 소득은 17년 전인 2005년 70만원을 기록했으나 2008년에는 23만1500원으로 급감했다가 2011년 37만5000원, 2014년 44만9100원, 2017년 34만5400원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아직 자폐인들에 대한 고용 기회는 열리지 않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자폐성 장애인의 고용률은 28.1%에 불과했다.

드라마 속 우영우는 경증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 장애인으로 등록된 자폐에서는 경증이 거의 없고 대부분 장애가 심한 경우"라고 설명했다.이에 전문가들은 자폐스펙트럼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