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발볼에 맞춘 기능화로 억대 매출 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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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중기“깔창이 너무 푹신하면 금방 피로해지고, 너무 딱딱하면 통증이 생깁니다. 실리콘으로 최적의 착화감을 찾았습니다.”
나인투식스, 신발·깔창 등 제조
5겹 실리콘으로 피로도 확 낮춰
기능성 신발 및 깔창을 제조하는 스타트업 나인투식스의 기희경 대표(사진)는 제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나인투식스가 제작하는 제품은 천연 실리콘 고무를 포함해 최대 다섯 겹으로 만들어진다. 실리콘은 충격을 흡수하며 발의 피로도를 낮춰준다. 발 중앙부는 기능성 섬유원단인 고탄성 네오플렉스로 이뤄졌다. 발에 실리는 몸무게를 효율적으로 분산한다. 고밀도 스펀지와 미끄럼방지 패드는 착화감을 높여준다.기 대표는 대학생 시절이던 2016년 말 아프리카 사막 여행에서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약 한 달 동안 모로코 사막을 걸었다. 불편한 신발에 새끼발가락 관절이 휘면서 심한 통증을 느꼈다. 기 대표는 “부모님이 권했던 편한 신발을 신을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온 기 대표는 제품을 구체화했다. 신발 제조업을 하던 부친의 격려가 도움이 됐다. 그는 2017년 3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했다.
30만 회가 넘는 충격 흡수 및 복원 테스트 끝에 2018년 초 첫 제품인 기능성 깔창을 출시했다. 제품은 곧 입소문을 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1억원어치가 넘게 팔려나갔다.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깔창을 판매하면서 모은 3만6000건의 고객 후기 데이터를 분석했다. 기능성 신발을 후속 제품으로 정하고 개발에 들어갔다.그는 최근 시중에 나오는 신발이 서양인의 발 구조에 맞춰 발볼이 좁다는 문제를 해결했다. 한국인의 넓은 발볼 디자인에 맞도록 다양한 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개발된 기능성 운동화와 여행용 플랫슈즈(여성용 단화) 등으로 나인투식스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5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