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너무 오르긴 올랐다"…부동산 대세 하락론 '솔솔'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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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연일 거래 절벽과 가격 하락을 보여주는 각종 데이터가 쏟아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수년간 집 값이 가파르게 뛴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까지 빨라지면서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까닭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는 실종되고 불붙던 분양 시장까지 침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주택 시장은 금리가 뒤흔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다시 말해, 금리가 지금처럼 인상 기조를 계속하는 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역전되긴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합니다.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한국은행으로선 Fed의 금리 인상 속도와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이미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됐습니다.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죠. 연말까지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금리가 빠르게 치솟으면서 차입자들의 이자 부담 역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통상 주택 구입 땐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대출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탓이죠. 소득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대출 이자 부담이 늘다 보니 수요자 입장에선 선뜻 주택을 구입하는 게 쉽지 않아졌습니다.게다가 집 값 고점 인식까지 확산하고 있다 보니 매수 결정을 더욱 주저하게 되는 겁니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연내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어 거래가 살아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자가 없으면 집 값 하락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벤트에 따라 단기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순 있지만 대세적으로 부동산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용산정비창 등 개발 호재가 일부 지역의 매수 심리를 불 지필 수는 있지만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흐름을 뒤바꾸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일부 지방의 일로만 여겨지던 미분양 공포가 수도권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910가구입니다. 올 5월(2만7375가구)보다 2.0% 증가했습니다. 올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겁니다. 올 6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456가구로 전월 대비 25.1%(893가구) 급증했고요.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사를 마친 다음에도 분양이 되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립니다. 올 6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 7130가구로 전월보다 4.4%(300가구) 증가했습니다. '청약 불패'로 여겨지던 서울에서 조차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올 5월 37가구에서 지난달 215가구로 481%(178가구) 급증했습니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는데 미분양 주택까지 늘어나게 되면 결국 집 값 하락세는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실상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다 보니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일단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다"며 "물건이 나와도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들조차 매수 희망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량은 31만260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55만9323건)과 비교해보면 44.5% 감소한 수준입니다. 서울의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올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은 7896건입니다.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이후 가장 적답니다.한 부동산 전문가는 "실수요자들의 경우 금리 부담도 있지만 최근 몇 년 간 아파트 값 자체가 너무 올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주택을 매도하려는 사람과 매수하려는 사람 사이의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인식 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일각에선 금리 인상이라는 특수성, 대내외적인 경기 불안 탓에 일시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면서도 "연말까지 조정기를 지나 다시 안정세를 띨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앞으로 몇 년 간 조정기를 거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주택 시장은 금리가 뒤흔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다시 말해, 금리가 지금처럼 인상 기조를 계속하는 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역전되긴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합니다.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한국은행으로선 Fed의 금리 인상 속도와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이미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됐습니다.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죠. 연말까지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금리가 빠르게 치솟으면서 차입자들의 이자 부담 역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통상 주택 구입 땐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대출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탓이죠. 소득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대출 이자 부담이 늘다 보니 수요자 입장에선 선뜻 주택을 구입하는 게 쉽지 않아졌습니다.게다가 집 값 고점 인식까지 확산하고 있다 보니 매수 결정을 더욱 주저하게 되는 겁니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연내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어 거래가 살아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자가 없으면 집 값 하락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벤트에 따라 단기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순 있지만 대세적으로 부동산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용산정비창 등 개발 호재가 일부 지역의 매수 심리를 불 지필 수는 있지만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흐름을 뒤바꾸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일부 지방의 일로만 여겨지던 미분양 공포가 수도권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910가구입니다. 올 5월(2만7375가구)보다 2.0% 증가했습니다. 올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겁니다. 올 6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456가구로 전월 대비 25.1%(893가구) 급증했고요.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사를 마친 다음에도 분양이 되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립니다. 올 6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 7130가구로 전월보다 4.4%(300가구) 증가했습니다. '청약 불패'로 여겨지던 서울에서 조차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올 5월 37가구에서 지난달 215가구로 481%(178가구) 급증했습니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는데 미분양 주택까지 늘어나게 되면 결국 집 값 하락세는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실상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다 보니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일단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다"며 "물건이 나와도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들조차 매수 희망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량은 31만260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55만9323건)과 비교해보면 44.5% 감소한 수준입니다. 서울의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올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은 7896건입니다.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이후 가장 적답니다.한 부동산 전문가는 "실수요자들의 경우 금리 부담도 있지만 최근 몇 년 간 아파트 값 자체가 너무 올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주택을 매도하려는 사람과 매수하려는 사람 사이의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인식 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일각에선 금리 인상이라는 특수성, 대내외적인 경기 불안 탓에 일시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면서도 "연말까지 조정기를 지나 다시 안정세를 띨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앞으로 몇 년 간 조정기를 거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