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제농업개발기금 대출금 522억원 10년 넘게 못갚아

북한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에서 빌렸던 522억원을 10년 넘게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IFAD가 발표한 '2021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대출 미상환액은 3천995만7천 달러로 우리 돈 522억2천만원에 달했다. IFAD는 개발도상국의 농업 개발과 식량 증산을 위해 융자사업을 하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IFAD는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의 조선중앙은행과 군 단위 지방은행을 통해 농민들에게 소액의 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비단 원단 생산을 위한 양잠개발, 축산업 지원, 고지대 식량 사업 등 3가지 사업을 지원했다.

이 기간 대출액은 총 5천49만6천 달러다. 북한은 이 가운데 1천53만9천 달러를 갚았지만 나머지는 아직 미상환 채무로 남았다.

길버트 호웅보 IFAD 총재는 2019년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년 전 '우리가 돈을 줄 준비가 돼 있다'는 편지를 (북한 측으로부터) 받았지만, 제재 때문에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IFAD는 2008년 6월 이후 북한 은행과 금융 거래를 중단했다. 카나요 느완자 전 IFAD 총재는 2011년 현직일 당시 한국을 방문해 "IFAD 관계자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해 프로젝트 이행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을 북한이 받아들여야 대북지원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