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캠핑까진 좋은데…" 충북 유원지 쓰레기 '몸살'

무단 투기에 성난 주민들 "강력 단속하고 유료 전환해야"
지자체 "대부분 국유지…계도 외에는 뾰족한 대책 없어"

충북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의 수변공원은 터가 넓고 하천과 가까워 '캠핑 성지'로 불린다.
피서철인 요즈음 주말이면 텐트 50∼70개씩이 줄지어 들어선다.

많은 행락객이 몰리다 보니 쓰레기 발생량도 만만찮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주말이 지나면 수거차 2대 분량의 쓰레기가 나온다"며 "환경미화원 2명이 반나절을 매달려도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은 비단 청천면에 국한된 게 아니다.

충북에서 유명한 차박·캠핑지마다 쓰레기·음식물 투기, 샛길 불법주차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식자재를 싸들고 와서 지역경제에는 도움이 안되고 환경만 훼손한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관할 자치단체에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불법행위를 24시간 감시하지 못하는 자치단체는 현장 단속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쓰레기를 수거할 공공인력만 투입할 뿐 이렇다 할 대응 방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의 상황도 심각하다. 물이 차다는 한천마을 상류를 따라 20㎞가량 이어진 생태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캠핑족의 몰지각한 행동은 해를 거듭해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물한계곡자연보호사랑연합 관계자는 "영동군이 다음달까지 특별대책기간을 정해 산림·계곡에 설치된 불법 천막과 텐트, 쓰레기 투기를 단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그는 "특히 삼겹살을 굽거나 라면을 끓여 먹은 후 기름과 국물을 계곡에 버리고 가는데, 수질을 오염시킬까 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단양군 생태체육공원은 용어 그대로 체육공원이다.

그러나 상수도와 간이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주말이면 대규모 캠핑장으로 변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면서 악취까지 풍겼다.

이곳은 단양군이 관리하고 있지만 소유주는 한국수자원공사다.

군 관계자는 "유료로 전환하자는 주민 요청도 있었지만 수공과 협의해야 하고 점용료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난달 말 종량제봉투 판매기를 설치한 이후에는 무단 투기가 줄었다"고 말했다.

매년 봄이면 일대를 노랗게 물들이는 옥천군 동이면의 금암친수공원도 차박지로 유명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차박객이 몰리면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졌다.

화장실이 없다 보니 금강 가장자리 수풀에서 대소변을 보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기 일쑤였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차박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동이면은 쓰레기를 치울 공공일자리 6명을 다음달부터 투입하기로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차박·캠핑객의 자연 훼손을 단속할 경우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관리인을 두고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는 게 마땅하지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유료 전환에 대해서도 "대부분 국유지에서 발생하는 사안이어서 불법 주차나 쓰레기 투기 등을 하지 말라고 계도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