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찬의 무릎관절 이야기]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 환자 특성 고려해야

여름이 막 손짓하기 시작한 6월, 관절염으로 고생하던 한 유명 축구 감독이 오래전에 태반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지금껏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 감독은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야 할 정도로 관절염이 심하고, 밤에는 통증으로 잠도 잘 자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아프기 전에 즐겼던 테니스와 스쿼시, 골프와 축구를 마음껏 하며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유명 감독이 더 이상 고통 없이 각종 스포츠를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자칫 줄기세포 치료가 모든 관절염 환자에게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될까 걱정스럽다.

일반적으로 관절염으로 염증이 심할 때 대부분 의사는 줄기세포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무릎 관절염이 심한 사람은 대부분 연골이 다 닳아 다리가 휘게 마련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휜 다리뼈에 금을 내고, 다리의 중심축을 바깥으로 옮겨주는 절골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권한다. 줄기세포 치료로 닳아 없어진 연골을 충분히 재생하기도 어렵고, 설령 재생이 가능해도 휜 다리를 교정해주지 않으면 또다시 연골이 빨리 닳아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는 부분적으로 연골이 결손된 환자에 한한다. 나이도 50~60대로 상대적으로 젊고, 관절염이 2~3기로 그리 심하지 않을 때 줄기세포 치료를 권한다. 특히 노화로 연골이 닳은 것이 아니라 외상에 의해 연골이 부분적으로 떨어졌을 때는 줄기세포 치료가 효과적이어서 시도해볼 만하다. 줄기세포 치료 방법도 다양하다. 줄기세포를 어디에서 채취하느냐에 따라 태아 줄기세포 치료, 태반 줄기세포 치료, 지방 줄기세포 치료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 태아 줄기세포 치료는 윤리적인 문제로 하지 않고 있다. 지방 줄기세포 치료는 엉덩이나 배의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사람의 몸 조직을 배양하는 게 법으로 금지돼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많이 시행하는 줄기세포 치료는 태반 줄기세포 치료이고, 유명 감독이 받은 것도 이 치료다. 그래서 관절염 말기 환자들도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아주 예외적인 특이한 사례라고 봐야 한다. 상용화된 태반 줄기세포 치료뿐만 아니라 지방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과장하는 경우도 있다. 법이 지방 줄기세포 배양을 허락한다면 모르겠지만 배양을 금지하는 지금, 마치 효과가 아주 좋은 것처럼 표현하거나 광고하는 것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