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연패 딛고 지지율 역전…野 기강잡은 '우상호 리더십'
입력
수정
지면A6
격의 없는 소통과 균형감 호평
'수박' 금지령·전대 룰 합의 등
당내 갈등 추스르며 안정화
우 위원장 체제의 비대위는 지난 6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출범해 8주차에 접어들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20%대까지 고꾸라졌던 당 지지율 회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6%로 국민의힘과 같았다. 리얼미터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선 국민의힘을 앞질렀다. “민주당 지지율을 국민의힘에 역전시켜 놓고 (비대위를) 떠나겠다”던 우 위원장의 공언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여당 내홍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효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 우 위원장이 보여준 안정감과 소통 능력, 균형 감각 등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4선 중진인 우 위원장은 소통을 중시한다. 당 대변인,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본부 대변인 등 모두 8회에 걸쳐 대변인을 지내 ‘전문 대변인’으로도 불린다. 그는 비대위 출범 후 매주 주말 간담회를 자청했다.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했지만, 표현은 격하지 않았다. 우 위원장은 31일 “전당대회 준비로 주말 정례 간담회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언론의 질문과 관심 덕분에 빠른 당내 안정이 가능했던 거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당 내부의 극단적 갈등도 수습된 양상이다. 우 위원장은 취임 직후 ‘수박’ 용어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수박은 강성 지지자들이 주로 ‘반(反)이재명’ 의원들을 공격하는 의도로 쓰였다. 우 위원장은 조만간 악성 문자 신고센터도 개설할 방침이다.우 위원장은 7월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제시한 전당대회 룰을 두고 당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곧바로 비대위에서 이를 조정하고 반영해 갈등이 번지는 걸 차단했다. 또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출마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도, 박 전 위원장과 직접 오찬을 해 논란이 커지지 않도록 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핵심인 우 위원장은 계파색이 옅다. 또 일찌감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계파정치가 자칫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에서 당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