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데뷔전' 이재명…'대항마 나야나' 97 박용진·강훈식

李 "안보는 정쟁대상 아냐"…민생·통합 행보 '어대명 굳히기'
박용진-강훈식, 단일화 신경전…朴 압박 속 姜 "비전경쟁부터"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3파전으로 압축되면서 주자들 간 경쟁력 차별화도 본격화하고 있다.예비경선(컷오프)을 '가뿐히' 통과한 이재명 후보는 '민생과 통합'을 앞세워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고, 이에 맞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단일화 카드를 매만지면서도 구체적 시기 등을 둘러싼 신경전에 돌입한 상태다.
이 후보는 1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했다.

지난 6·1 보궐선거에서 초선 배지를 단 그의 상임위 데뷔전이었다.이 후보는 상견례 성격의 인사말에서 "국가공동체를 지키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 국방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외교와 국방, 안보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향후 당 대표가 돼서도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협치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당 대표 선거가 치러지는 8·28 전당대회까지 이 후보는 '민생·경제 수호'와 '당내 통합'을 부각할 방침이다.정부·여당의 실정(失政)에 맞서 민주당을 '유능한 대안 야당'으로 탈바꿈하는 동시에 전대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을 일찌감치 봉합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쟁 주자인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잇단 견제구에 무대응하며 로우키 행보를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총 9회에 걸쳐 진행되는 지역별 경선 토론회 준비에 주력하면서도 틈나는 대로 지지층과의 '현장 소통'도 병행할 예정이다.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지역구이기도 한 인천에서 당원·지지자들과 만난다.

주말에는 내주 경선지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으로 내려가 유세를 한다.
'97 주자'인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컷오프 닷새째인 이날도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날을 세우며 대치했다.

컷오프 결과가 나오자마자 강 후보에게 단일화 시한(8월 3일)을 내걸었던 박 후보는 연일 압박전을 지속하고 있다.

박 후보 캠프에서는 인지도에서 월등히 앞선 만큼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면 강 후보도 끝내 양보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답답한 쪽은 강 후보다.

이번 주말 1차 경선지인 강원, 대구·경북 성적표가 나오면 그쪽도 현실을 인정할 것"이라며 "일단은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볼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강 후보는 컷오프 직후 단일화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일단은 '비전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사로 따지면 제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윤전기도 안 돌린 상태"라며 "제 비전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를 닫아둔 것은 아니다.

열어 놓고 검토하고 논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단일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실제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인지도 열세를 만회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1강 주자인 이 후보에 대한 온도 차도 여전한 상황이다.

박 후보는 '저소득층 국민의힘 지지', '무당의 나라' 등 이 후보의 논란 발언을 두고 맹폭을 가하며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강 후보는 이 후보를 직격하기보다는 '정치인 강훈식' 세일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당권 주자를 배출하지 못한 친문(친문재인)계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97 단일화'를 통한 일대일 구도 만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어대명) 판세를 깰 유일한 카드라는 판단에서다.친문계 한 재선 의원은 "97그룹이 한꺼번에 나선 것은 결국 단일화를 전제로 한 것 아니냐"며 "비이재명계 여러 인사가 박용진, 강훈식 후보를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