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이대로면 우리 낙농 몇 년 안에 망한다"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
원유 가격결정 체계 개편안 두고 정부-농가 '갈등'

수요 반영 못하는 생산비 중심 가격체계 개편
"농가 소득 안 줄어...원만하게 합의할 것"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일 원유(原乳)값 개편을 둘러싼 낙농업계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과 관련해 "지금 이대로 두면 몇 년 안에 낙농산업이 망한다"며 "우리 낙농을 지키려면 가격결정 체계를 바꿔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낙농육우협회가 100일 넘게 천막 투쟁을 하고 있고 정부는 최근 협회와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정부가 나서서 중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더 노력해서 만나고 현장에도 알리고 해서 원만하게 합의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농식품부는 용도와 관계없이 단일가격으로, 농가 생산비에만 연동돼있는 원유 가격 산정 방식을 음용유와 가공유 두 가지로 구분해 다른 가격을 매기는 것을 골자로 한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제도 도입을 두고 작년부터 생산자인 낙농업계 및 유가공업계와 협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농식품부는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협의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낙농업계가 농가 소득 감소를 우려하며 장기간 강성 투쟁 기조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정부도 '강공'에 나선 셈이다.

정 장관은 "(새 가격결정 체계 도입으로)당장 소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예상 생산량인 195만t까지 기존 가격인 L당 1100원을 유지하고, L당 800원이 적용되는 가공용 원유 물량은 10만t 정도에 그치는 만큼 “낙농업계도 손해는 아니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입장이다.정 장관은 "낙농은 쌀처럼 중요한 품목"이라며 "저를 포함해서 (부처 내 담당자들이 업계 당사자들을)많이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앞서 업무보고를 통해 "낙농 제도 개선 대책이 조속히 합의돼 시행될 수 있도록 지역별 낙농가들의 이해를 구하고 생산자 단체와의 협의를 위해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