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줄이면 아파트 '1층 용적률' 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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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인센티브제 도입‘아파트 바닥 두께 9㎝ 늘리면 용적률 5% 더 준다.’
바닥두께 90㎜ 높이면 5% 추가
기존 집엔 바닥공사비 장려금
4일부터는 층간소음 확인제
아파트 완공 직후 측정 의무화
사회문제된 층간소음 저감 겨냥
삼성·현대 전문연구소 설립
완충재·차단기술 개발나서
정부가 아파트 공동체의 대표적 갈등 요소인 층간소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꺼내들었다. 신축 아파트에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구축 아파트에는 바닥 공사비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층간소음은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큰 문제”라며 “바닥 슬래브 두께를 무조건 권고하기보다 용적률을 높여주는 방식으로 유인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슬래브 90㎜ 높이면 용적률 5%↑
1일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층간소음 신고는 지난해에만 4만6596건이 접수됐다. 2019년(2만6257건)에 비해 77.46% 급증했다. 5년 전인 2016년(1만9495건)에 비해선 2.39배, 9년 전인 2012년(8795건)에 비해선 5.29배 뛰었다. 아파트 비중이 큰 국내 주택시장의 구조상 층간소음은 주거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실내 활동이 많아지면서 층간소음 문제도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국토부는 신축 아파트의 바닥 슬래브(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판 형태의 구조물) 두께를 현재 기준인 210㎜ 이상보다 두껍게 할 경우 용적률 상향 조정 혜택을 줄 방침이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바닥 슬래브를 더 두껍게 하면 건설사가 지을 수 있는 아파트 총 층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바닥 슬래브 두께를 키워 층간소음을 완화하는 아파트에 한해 용적률을 기존보다 5%가량 높여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예컨대 30층 아파트를 기준으로 할 때 기존 210㎜인 바닥 슬래브 두께를 300㎜로 키울 경우 한 층 정도 더 올릴 수 있는 수준의 용적률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에선 현재 210㎜인 바닥 슬래브 두께를 300㎜로 키우면 층간소음 최소 성능 기준인 50데시벨(㏈)이 47㏈ 수준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50㏈은 어린아이가 소파에서 뛰어내릴 때 발생하는 소음 수준인데, 3㏈만 낮아져도 사람이 체감하는 소음 저감 효과가 뚜렷해진다”고 말했다.
구축 아파트에도 공사비 지원의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원 장관은 “소프트볼을 넣거나 매트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층간소음 완화를 위한 각종 공사를 할 때 가구당 300만원가량을 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4일부턴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층간소음 완화가 법제화될 정도로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하면서 건설사들도 앞다퉈 기술력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오는 4일부터 주택법 개정을 통해 아파트 완공 직후 층간소음 측정이 의무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앞으로 아파트 건설을 마친 뒤 사용 검사 승인 단계에서 전체 가구의 2~5%가 무작위로 추출돼 바닥 충격음 차단 성능을 평가받아야 한다. 기존 사전인정제에선 시공사가 선택적으로 제출한 바닥의 충격음을 실험실에서 측정하는 방식이어서 요식 행위라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감사원에 따르면 사전인정제를 통과했지만 준공 후엔 소음 방지 성능이 크게 미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후확인제에선 바닥충격음의 기준인 49㏈을 통과하지 못하면 지방자치단체가 건설사에 보완 시공을 요청하거나 손해배상을 권고할 수 있다.이 같은 변화에 맞춰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선두 업체들은 전문 연구소까지 설립하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미 1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 층간소음 전문 연구소를 세웠다. 전용면적 59㎡의 10가구를 실제 아파트와 동일하게 만든 뒤 벽식·기둥식·혼합식·라멘식 등으로 주택 구조를 달리하고 층마다 다른 바닥 슬래브를 적용해 층간소음 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고성능 완충재에 특화 소재를 덧씌워 층간소음을 차단하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층간소음을 완화하면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어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