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명령휴가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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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대상 늘리고 강제력 제고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 횡령 등 최근 들어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명령휴가제도 확대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장기근무 직원 새 인사기준 마련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금감원이 마련한 (은행권) 내부통제 개선 전략과제에 대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개선 방안을 확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주요 은행 8곳 및 은행연합회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오는 10월께 최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금감원은 우선 명령휴가제 대상을 확대하고 강제력을 제고해 사고 예방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명령휴가란 회사가 특정 직원에 대해 불시에 휴가를 명령한 뒤 부실이나 비위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2014년에 제도화했지만 지금까지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총 697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우리은행 차장급 직원 A씨는 기업개선부에서 10년 넘게 같은 기업을 담당했지만, 명령휴가 대상에 단 한 차례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금감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번에 장기 근무 직원의 인사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사고 위험 직원의 채무·투자현황 신고 의무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은행 내 직무 분리 운영 기준을 강화하고 내부고발 활성화도 유도할 방침이다. 채권단 공동자금 관리 검증을 의무화하고 기안-직인-지급 등 자금 인출 단계별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보고자료에 포함됐다. A씨의 경우 자금 통장과 직인을 모두 직접 관리했던 점이 횡령범죄를 쉽게 저지를 수 있었던 요인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은행 준법감시부서 인력을 늘리고 전문성을 높여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지배구조법 개정안 추진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