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롯데제과, 바이오사업으로 뭉쳤다

롯데의 식료품 부산물 재활용
바이오디젤 원료로 공급 협약
이진성 롯데제과 사업대표(왼쪽부터)와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 이승수 현대오일뱅크 글로벌사업본부장이 1일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유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와 롯데그룹 식품 자회사인 롯데제과가 국내외 식품·바이오 사업에서 전략적 협업에 나선다. 기존 화학 분야에서 맺어진 두 그룹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식품·바이오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이진성 롯데제과 사업대표는 1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서 바이오 사업 전략적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롯데제과는 국내외 식료품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현대오일뱅크의 바이오디젤 공정 원료로 공급하게 된다. 정유사와 식품사의 공동사업은 업계 최초다.바이오디젤은 식물성 기름 또는 동물성 지방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연료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제과가 식료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름 찌꺼기, 지방산 등을 재활용하고 가공해 바이오디젤 원료로 쓴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기름 등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마가린 등을 제조하고 남는 기름은 폐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t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화이트바이오 사업의 첫 단계다.

두 회사는 장기적으로 바이오에너지 원료 조달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원료 조달뿐 아니라 에너지와 식품산업 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롯데그룹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은 2014년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설립하는 등 화학 부문에서 전략적 협업 관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주영민 사장은 “이번 협력 역시 단순한 거래 수준을 넘어 다양한 공동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또 하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롯데제과도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해 화장품 분야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진성 사업대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식료품 부산물은 줄어들고 기존 석유 연료 대비 탄소 배출이 적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하수정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