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투톱 '1조 클럽' 진입 경쟁

포스코인터 '해외사업 대박'
미얀마 가스전 영업익 1100억
호주 광산법인 실적도 '쑥쑥'

LX인터 영업익 130% 성장
印尼 석탄광산 실적개선
자원부문 이익 10배 급증
1970~1980년대 종합상사들은 한국 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대우(현 포스코인터내셔널)와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삼성물산은 불모지를 개척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들이 자체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면서 상사들의 기세는 꺾였다.

종합상사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맞물려 화려하게 부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은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진입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올 들어 인수합병(M&A)을 이어가면서 몸집을 불리는 두 회사인 만큼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가스전·트레이딩 모두 좋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206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보다 88.6% 급증했다. 매출은 11조69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9%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미얀마 가스전 실적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2분기 미얀마 가스전 영업이익은 1109억원으로 작년 2분기(377억원)보다 143.5% 늘었다. 이 회사가 지분법으로 이익을 반영하는 호주 나라브리 광산법인의 실적도 좋아졌다. 석탄 가격이 치솟으면서 나라브리 관련 영업이익은 264억원으로 작년 2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인수한 호주 5위 가스회사인 세넥스에너지 실적(영업이익 111억원)이 2분기부터 반영된 것도 실적을 뒷받침했다.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보면 536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80.7%나 증가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보다 57.2% 늘어난 9200억원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석 달 전 7707억원, 한 달 전 8242억원에서 점점 불어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의 가스 판매가격이 전 분기보다 6.9% 오른 데다 세넥스에너지 실적도 좋아지는 만큼 올해 1조원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폭풍 성장’ LX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도 폭풍 성장을 이어갔다. 올 2분기 매출 5조200억원, 영업이익 2894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9%, 130.0%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석탄 광산(GAM광산)과 인도네시아 팜오일 공장 실적이 급속도로 개선된 영향이다. 석탄과 팜오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2분기 자원부문에서 12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2분기(130억원)에 비해 10배 가까이 급증한 금액이다. 자회사인 LX판토스의 영업이익도 올 2분기 1005억원을 올려 작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535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23.9% 증가했다. LX인터내셔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5.03% 늘어난 9157억원으로 집계됐다. 석 달 전 영업이익 컨센서스(7556억원)보다 불어난 추정치다. 이 회사는 올 9월 말과 10월 17일에 각각 유리업체 한국유리공업과 발전회사인 포승그린파워 인수를 마무리짓는다. 이들 회사 실적이 4분기에 반영될 경우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진입도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수요가 급증하는 석탄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반기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태양광 등 친환경사업을 강화하는 삼성물산 상사 부문도 두 회사에는 못 미쳤지만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상사 부문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조4150억원, 1290억원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0%, 43.3% 늘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