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 가능한 韓개발자"…美·유럽 암호화폐 회사에 '가짜 이력서' 낸 북한 해커

북한 해커들이 한국인으로 위장한 가짜 이력서를 내세워 해외 암호화폐회사에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은 구인·구직 소셜미디어인 링크트인 등에 있는 다른 사람의 경력을 자신의 경력으로 속여 기재한 이력서를 암호화폐회사에 제출했다.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이들의 이력서에는 ‘혁신적이고 전략적 사고를 하는 전문가’ ‘숙련된 소프트웨어 개발자’ ‘세상은 내 손에서 위대한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등의 문구가 많았다. 북한 해커들은 미국과 유럽 암호화폐회사에 들어가 주로 원격근무 형태로 일하기를 원했다.

미국 보안연구회사인 맨디언트는 프리랜서로 취업한 북한 해커 추정 인물들을 식별했다. 북한 해커 추정자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이용하는 공개 토론 사이트 깃허브에 암호화폐 동향 등을 물어보기도 했다. 또 가짜 채용 홈페이지를 개설해 구직자의 이력서를 받거나 구직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이는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경고한 북한의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북한 노동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재택근무자인 것처럼 가장했다는 게 미국 정부의 설명이었다.

맨디언트는 “북한 해커들은 오랫동안 전통적인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해킹하다가 최근 암호화폐 해킹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