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새 뇌관…주택시장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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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판매액 작년보다 '반토막'중국 경제위기의 뇌관으로 떠오른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중국 당국이 갖가지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무너진 시장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늘어나 실물 위기가 금융시장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양책 안통해…금융위기 번지나
2일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7월 신규 주택 판매액은 5231억위안(약 101조2500억원)으로 작년 7월보다 39.7% 감소했다. 1~7월 누적 판매액은 4조77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 줄었다.경제매체 차이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진 가운데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들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거래가 계속 부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부터는 제때 아파트를 인도받지 못한 분양자들이 집단으로 모기지 상환 거부 운동을 벌여 시장이 더 위축됐다.
CRIC에 따르면 모기지 상환 거부가 발생한 30개 도시의 주간 주택 판매액은 7월 둘째주에 전주 대비 12%, 셋째주에는 41% 감소했다. 중국 당국의 검열을 피해 소프트웨어 소스 공유사이트 깃허브에 개설된 게시판에선 지난달 29일 현재 320개 프로젝트에서 상환 거부 또는 집단소송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당국은 올해 초부터 모기지 금리 인하, 부동산개발업체 대출 제한 일부 완화 등의 정책을 차례로 내놨다. 하지만 물가 상승, 부채 증가 등의 부담 때문에 더 과감한 조치를 주저하고 있다. 시장에선 부동산 위기의 근원이 된 부동산기업 대출 제한을 풀거나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의 대책 없이는 침체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푸어스(S&P)는 모기지 상환 거부 운동으로 중국 은행들이 최대 2조4000억위안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금의 6.4%에 이르는 규모로, 실물 위기가 금융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