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도시개발까지…정용진의 투자 '복심'된 신세계프라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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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가 과감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당초 복합쇼핑몰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와이너리 인수를 비롯해 테마파크·오피스·호텔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서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자산 투자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기존 이마트가 쥐고 있던 신세계그룹의 ‘투자 바통’을 신세계프라퍼티가 이어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에 실탄을 쏘면서 빠르게 불어난 차입금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파주운정과 가양·과천엔 지역 밀착형 상업 시설인 스타필드 빌리지를 계획하고 있다. 2019년 매입한 동서울터미널을 활용해선 프라임 오피스·리테일(소매)·호텔 등이 어우러진 복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른바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의 종합판’인 화성테마파크엔 4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3년 이마트와 신세계가 90%, 10%씩 출자해 설립됐다. 2017년 이마트가 신세계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현재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다. 신세계그룹에서 경영전략을 맡던 임영록 대표가 2016년부터 신세계프라퍼티를 이끌고 있다.신세계프라퍼티는 신세계그룹의 리테일(소매) 자산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스타필드 개발을 통한 임대가 주요 수익원이었다. 신세계프라퍼티 밑에 하남·고양·안성·코엑스·위례·부천·명지 다수의 스타필드를 두면서 사실상 ‘미니 지주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면서 기존 사업 모델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실제 2018년과 2019년 신세계프라퍼티의 영업이익은 각각 108억원, 131억원이었지만 2020년엔 25억원 적자를 냈다.
리테일 시장의 소비 트렌드도 빠르게 달라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 때문에 스타필드 이외에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섰다. 올 5월 선보인 스탈릿성수가 대표적이다. 도심형 복합 상업 시설인 스탈릿성수는 무신사 스튜디오·모나미 스토어 등 패션·식음료 관련 ‘잘 나가는’ 아이템을 한 자리에 모아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 외에도 신세계프라퍼티는 개발·운영·관리에 이르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업체)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해 시설 관리 전문 업체 맥서브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엔 SK네트웍스 주유소를 묶어서 상장한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주유소 부지 개발 협락을 체결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주유소 부지를 상업시설을 갖춘 도심 물류거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올 2월엔 미국 나파밸리 프리미엄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 지분을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스타필드 안착과 운영에 집중했다”면서도 “스타필드 사업이 궤도에 오른 만큼 쇼핑몰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벨로퍼로서 역랑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IB 관계자는 “그간 이마트가 선봉에 나서 신세계그룹의 각종 대규모 투자를 주도해왔는데 주주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았다”며 “이 때문에 최근 들어선 신세계프라퍼티가 투자 불확실성은 있지만 미래를 위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각종 투자의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셰이퍼 빈야드 인수와 여의도IFC(국제금융센터) 입찰전에 뛰어든 것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업 확장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스타필드 이외에 부동산 개발 사업과 해외 자산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마트 등 계열의 지원 사례가 있는 데다 외부 투자자 유치 등으로 자체적으로 재무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면서도 “소비 심리나 부동산 경기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있을 수 있어 투자 성과에 따른 영업실적 수준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IB 관계자는 “와이너리처럼 사업 시너지가 적지만 정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각종 인수합병에 나서거나 대규모 투자를 반복하게 되면 투자 성과에 따른 리스크(위험요인)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은정/박종필 기자 kej@hankyung.com
투자은행(IB)업계에선 기존 이마트가 쥐고 있던 신세계그룹의 ‘투자 바통’을 신세계프라퍼티가 이어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에 실탄을 쏘면서 빠르게 불어난 차입금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동시다발적 사업 확장…예상 투자액만 3조원
3일 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현재 전국 7개 사업장에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스타필드 수원은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비(非)수도권에서 처음 지어지는 스타필드 창원도 지난해 5월 착공해 오는 2024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필드 청라는 연내 건축 변경 인허가를 진행해 쇼핑·문화예술·레저·스포츠(돔구장 관람)까지 가능한 복합 공간으로 개발할 계획이다.파주운정과 가양·과천엔 지역 밀착형 상업 시설인 스타필드 빌리지를 계획하고 있다. 2019년 매입한 동서울터미널을 활용해선 프라임 오피스·리테일(소매)·호텔 등이 어우러진 복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른바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의 종합판’인 화성테마파크엔 4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3년 이마트와 신세계가 90%, 10%씩 출자해 설립됐다. 2017년 이마트가 신세계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현재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다. 신세계그룹에서 경영전략을 맡던 임영록 대표가 2016년부터 신세계프라퍼티를 이끌고 있다.신세계프라퍼티는 신세계그룹의 리테일(소매) 자산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스타필드 개발을 통한 임대가 주요 수익원이었다. 신세계프라퍼티 밑에 하남·고양·안성·코엑스·위례·부천·명지 다수의 스타필드를 두면서 사실상 ‘미니 지주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면서 기존 사업 모델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실제 2018년과 2019년 신세계프라퍼티의 영업이익은 각각 108억원, 131억원이었지만 2020년엔 25억원 적자를 냈다.
리테일 시장의 소비 트렌드도 빠르게 달라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 때문에 스타필드 이외에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섰다. 올 5월 선보인 스탈릿성수가 대표적이다. 도심형 복합 상업 시설인 스탈릿성수는 무신사 스튜디오·모나미 스토어 등 패션·식음료 관련 ‘잘 나가는’ 아이템을 한 자리에 모아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 외에도 신세계프라퍼티는 개발·운영·관리에 이르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업체)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해 시설 관리 전문 업체 맥서브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엔 SK네트웍스 주유소를 묶어서 상장한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주유소 부지 개발 협락을 체결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주유소 부지를 상업시설을 갖춘 도심 물류거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올 2월엔 미국 나파밸리 프리미엄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 지분을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스타필드 안착과 운영에 집중했다”면서도 “스타필드 사업이 궤도에 오른 만큼 쇼핑몰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벨로퍼로서 역랑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IB 관계자는 “그간 이마트가 선봉에 나서 신세계그룹의 각종 대규모 투자를 주도해왔는데 주주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았다”며 “이 때문에 최근 들어선 신세계프라퍼티가 투자 불확실성은 있지만 미래를 위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각종 투자의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셰이퍼 빈야드 인수와 여의도IFC(국제금융센터) 입찰전에 뛰어든 것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조원 넘어선 총차입금…재무 개선은 ‘과제’
스타필드의 공실률이 5% 미만(2021년 기준)이라 안정적으로 영업현금창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차입금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개발 사업을 위한 지분 투자를 잇따라 단행하면서 차입금이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신세계프라퍼티의 총차입금은 2018년 말만 해도 214억원에 그쳤다. 매년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말엔 1조441억원까지 불어났다.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1조3507억원으로 더 증가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신규 스타필드 출점, 동서울터미널 개발, 화성테마파크 조성 등으로 신세계프라퍼티의 중장기 예상 투자 금액이 약 2조~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신세계프라퍼티의 평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16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과중하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판단이다.사업 확장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스타필드 이외에 부동산 개발 사업과 해외 자산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마트 등 계열의 지원 사례가 있는 데다 외부 투자자 유치 등으로 자체적으로 재무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면서도 “소비 심리나 부동산 경기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있을 수 있어 투자 성과에 따른 영업실적 수준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IB 관계자는 “와이너리처럼 사업 시너지가 적지만 정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각종 인수합병에 나서거나 대규모 투자를 반복하게 되면 투자 성과에 따른 리스크(위험요인)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은정/박종필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