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부활 조짐이라던 제약·바이오…"아직 기관 관심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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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증권사 리서치센터 주관한 제약사 NDR 흥행 ‘참패’
담당 애널리스트 “증시 전체 분위기 따른 것”“한달 전 쯤부터 ‘제약·바이오 부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던데, 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
1년 반 동안 내리막만 타다가 반등 조짐을 보였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지난달 중순부터 박스권에 갇혀 있다. 하반기 학회 이벤트를 앞두고 급등하는 개별 종목이 나오지만 온기가 업종 전체로 퍼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아직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토로가 나온다.
하지만 직전 고점을 돌파한 뒤에는 상승탄력이 떨어지며 120일 이동평균선과 아직 돌파하지 못한 올해 4월29일의 고점(3136.71)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상승 동력이 될 만한 호재가 없는 것도 아니다.우선 하반기 주요 학회 이벤트를 앞둔 바이오 종목의 경우 급등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오는 6~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IASLC)에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달 30.48% 상승한 뒤, 이달 들어서도 전일까지 3거래일만에 13.27% 치솟았다.
전일에는 메드팩토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의 췌장암 특별 컨퍼런스에서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병용 임상 중간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할 수 있도록 채택됐다는 소식에 하루만에 15.23% 급등했다.
하지만 과거처럼 개별 종목의 호재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자극하지는 못하고 있다.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IASLC에 참가하는 유한양행의 경우 이달 들어 오히려 주가가 2.60% 하락했다.
그는 “최근 한 증권사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약·바이오기업의 투자설명회(NDR)를 열었는데, 참가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하루 동안 5번 정도 할 수 있는 1대1 미팅 일정을 다 채우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대형 운용사의 경우 제약·바이오 업종을 전담하는 매니저가 있지만,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여러 업종을 한 사람이 맡는다”며 “아직까지 제약·바이오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당시 행사에 참여해 미팅 일정을 채우지 못한 기업들 중에는 종근당과 부광약품과 같은 유명 제약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들은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아파도 약은 사 먹어야 한다'는 논리로 '경기 방어주'로 꼽히며 3주 전까지의 업종 상승세를 주도한 바 있다.
행사를 주선한 애널리스트 B씨는 행사가 흥행하지 못했다는 걸 인정했다. 다만 제약사들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굽히지 않았다.
B씨는 "행사의 흥행이 부진했던 건 올해 주식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지, 기관 투자가들이 제약업종을 특별히 부정적으로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제약사의 경우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주가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제약사들은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매출 규모 상위 제약사 중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의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컨센서스를 각각 10.75%, 25.1%, 16.86% 웃돌았다.📂 “CEO가 연구자 출신이면 주가가 별로다?” feat. A씨
▶A씨: 지금처럼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최고경영자(CEO)가 비즈니스맨 출신인 바이오회사의 주가가 연구자 출신인 창업자가 경영하는 회사보다 더 좋은 흐름을 보여.
▷기자: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해줘서 연구자 출신 창업자가 더 믿음이 가던데.
▶A씨: IR 행사에 가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보다는 후보물질을 설명하는 데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거지. 사실 투자자들은 후보물질이 경쟁 약물 대비 얼마나 좋은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인하면 됐지, 후보물질의 생물학적·화학적 특성까지 공부하려는 게 아니잖아.
▷기자: 의사 출신 창업자가 경영하는 바이오기업 중 성공한 곳도 많지 않나?
▶A씨: 고객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환자를 상대해온 의사와 실험실에서 연구에 매진한 연구자는 달라. 연구자 출신이라도 시장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응하면 되는데, 헬릭스미스의 사례를 봐도 김선영 대표는 투자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증권사 리서치센터 주관한 제약사 NDR 흥행 ‘참패’
담당 애널리스트 “증시 전체 분위기 따른 것”“한달 전 쯤부터 ‘제약·바이오 부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던데, 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
1년 반 동안 내리막만 타다가 반등 조짐을 보였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지난달 중순부터 박스권에 갇혀 있다. 하반기 학회 이벤트를 앞두고 급등하는 개별 종목이 나오지만 온기가 업종 전체로 퍼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아직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토로가 나온다.
직전 고점 돌파하고도 못 뻗어나간 업종지수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RX헬스케어지수는 3066.85로 마감됐다. 지난달 한 달 동안 8.13% 오른 뒤, 이달 들어 0.82% 하락했다.이 지수는 지난 6월23일 2723.45로 저점을 찍은 뒤 2주 남짓 기간동안 상승탄력을 받아 7월 11일(3065.68)에는 직전 고점인 5월30일의 3060.32를 넘어섰다. 2020년말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면서 반등이 나와도 직전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꺾이기를 반복하던 모습에서는 벗어났다.하지만 직전 고점을 돌파한 뒤에는 상승탄력이 떨어지며 120일 이동평균선과 아직 돌파하지 못한 올해 4월29일의 고점(3136.71)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상승 동력이 될 만한 호재가 없는 것도 아니다.우선 하반기 주요 학회 이벤트를 앞둔 바이오 종목의 경우 급등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오는 6~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IASLC)에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달 30.48% 상승한 뒤, 이달 들어서도 전일까지 3거래일만에 13.27% 치솟았다.
전일에는 메드팩토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의 췌장암 특별 컨퍼런스에서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병용 임상 중간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할 수 있도록 채택됐다는 소식에 하루만에 15.23% 급등했다.
하지만 과거처럼 개별 종목의 호재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자극하지는 못하고 있다.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IASLC에 참가하는 유한양행의 경우 이달 들어 오히려 주가가 2.60% 하락했다.
“NDR서 미팅 일정 못 채울 정도로 기관 관심 저조”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온기가 퍼지지 못하는 배경에 대해 한 상장 바이오기업 IR담당 임원 A씨는 “아직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그는 “최근 한 증권사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약·바이오기업의 투자설명회(NDR)를 열었는데, 참가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하루 동안 5번 정도 할 수 있는 1대1 미팅 일정을 다 채우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대형 운용사의 경우 제약·바이오 업종을 전담하는 매니저가 있지만,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여러 업종을 한 사람이 맡는다”며 “아직까지 제약·바이오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당시 행사에 참여해 미팅 일정을 채우지 못한 기업들 중에는 종근당과 부광약품과 같은 유명 제약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들은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아파도 약은 사 먹어야 한다'는 논리로 '경기 방어주'로 꼽히며 3주 전까지의 업종 상승세를 주도한 바 있다.
행사를 주선한 애널리스트 B씨는 행사가 흥행하지 못했다는 걸 인정했다. 다만 제약사들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굽히지 않았다.
B씨는 "행사의 흥행이 부진했던 건 올해 주식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지, 기관 투자가들이 제약업종을 특별히 부정적으로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제약사의 경우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주가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제약사들은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매출 규모 상위 제약사 중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의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컨센서스를 각각 10.75%, 25.1%, 16.86% 웃돌았다.📂 “CEO가 연구자 출신이면 주가가 별로다?” feat. A씨
▶A씨: 지금처럼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최고경영자(CEO)가 비즈니스맨 출신인 바이오회사의 주가가 연구자 출신인 창업자가 경영하는 회사보다 더 좋은 흐름을 보여.
▷기자: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해줘서 연구자 출신 창업자가 더 믿음이 가던데.
▶A씨: IR 행사에 가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보다는 후보물질을 설명하는 데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거지. 사실 투자자들은 후보물질이 경쟁 약물 대비 얼마나 좋은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인하면 됐지, 후보물질의 생물학적·화학적 특성까지 공부하려는 게 아니잖아.
▷기자: 의사 출신 창업자가 경영하는 바이오기업 중 성공한 곳도 많지 않나?
▶A씨: 고객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환자를 상대해온 의사와 실험실에서 연구에 매진한 연구자는 달라. 연구자 출신이라도 시장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응하면 되는데, 헬릭스미스의 사례를 봐도 김선영 대표는 투자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