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정치인 패셔니스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이미지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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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마스크 패션정치와 컬러맞춤 스타일
대만 방문한 정치인 패셔니스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깔맞춤 스타일링우리나라에서 마스크 패션을 비롯해 정치인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펠로시 하원의장은 중국의 무력시위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고위 정치인으로서는 25년만에 대만을 직접 방문했다.
파스텔톤 핑크빛 바지수트정장에 화이트 언더웨어와 마스크 그리고 흰색 펌프스힐 패션으로 비행기를 내린 그는 대만 총통부에서는 화이트 슬랙스 수트정장에 하늘색 마스크와 언더웨어 그리고 하늘색 펌프스 힐로 어김없이 컬러맞춤 일명 깔맞춤 스타일링 센스를 보여줬다.
고위 정치인 낸시 펠로시의 ‘파워 플레이’ 마스크패션을 통한 정치 메시지펠로시 하원 의장은 대통령 유고시 승계 2순위의 고위 정치인으로 지금까지 패션정치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강력하게 세계에 어필해왔다.
핑크, 블루, 옐로우, 화이트 등 수트 컬러와 동일 색의 마스크로 포인트를 주는 패션을 자주 선보이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패션감각은 남다르다. 톱이나 재킷 등 상의와 톤온톤으로 색을 맞추면서 상황에 맞게 자신의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스타일링을 하기때문이다. 이런 그의 패션을 두고 CNN은 ‘파워 플레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사상 최초 여성 하원의장의 퍼스널 이미지메이킹 전략과 브랜드 평판1987년에 정계에 입문한 낸시 펠로시는 2002년 하원 민주당 대표로 선출되었고 2006년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을 모두 장악하자 펠로시는 여성으로서 미국 정치사상 최초로 하원의장이 되었다. 낸시 펠로시의 패션 감각은 예전부터 화제가 되었었다.
그녀는 빨간색이나 초록색 등 강렬한 색상의 정장들을 잘 소화해내는 퍼스널 이미지 메이킹 전략을 통해 당당한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브랜드평판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문을 찢어버린 펠로시 하원의장2019년 1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자 하원의장으로 복직한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비판가로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주도했다. 지난 2월 미 하원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트럼프의 연설이 끝나자 의장석에 있던 그녀는 연설문이 거짓투성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네 번에 걸쳐 찢음으로써 보여주었다. 그것은 그대로 전 세계인들에게 생중계되었다.
드레스 코드와 서프러제트 화이트미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색인 흰색 정장을 맞춰 입은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고 있다. 연단에 선 트럼프 뒤에 자리한 민주당 일인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흰색 바지 정장을 입었다. 이날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드레스 코드는 ‘서프러제트 화이트(suffragette white·여성참정권자를 상징하는 흰색)’였다.
영미권 여성 정치인들은 중요 행사 때 흰옷을 입곤 하는데, 이는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이 흰옷을 입은 데서 유래한 전통이다. 올해는 특히 여성 참정권 법제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흰옷 입기’에 동참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국정연설 전 기자 회견에서“부도덕하고 여성 혐오적인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반대한다.”라고 했다. 복스 등 미 매체들은“이들은 통일된 의상으로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라고 전했다.
장례식 상복을 연상시키는 펠로시 패션 정치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이뤄진 대통령 탄핵소추안 하원 표결 과정은 승리한 민주당의 잔치라기보다는 언뜻 장례식마저 연상시킬 정도의 엄숙한 정치의례에 가까워 보였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대통령직 사망 선고’를 내리는 듯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옷차림이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크게 공헌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 표결을 앞두고 목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정장 차림에 금색 브로치를 달고 등장한 펠로시 의장의 패션에 더힐 등 미 언론매체들은 ‘장례식을 위한 옷’이라며 집중 조명했다. 펠로시 의장뿐 아니라 다수의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미리 짠 것처럼 검은색 옷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장식품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액세서리 정치과거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브로치를 통해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처럼 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복장도 일종의 정치적‘성명’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펠로시의 정장이 마치군복 같았다며, 특히 멀리서 보면 단검처럼 보이는 브로치는 단순한 장식용이 아닌‘힘의 핀(power pin)’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헤르메스의 지팡이 VS 하원의 지팡이온라인에선 의술의 상징인‘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아니냐, 또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상징이 아니냐 등의 해석이 분분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브로치 디자인은 미 하원을 상징하는‘하원의 지팡이’라고 설명했다.‘ 하원의 지팡이’는 미 건국 당시 13개 주를 상징하는 13개의 막대 묶음 위에 미국의 국가 상징인 대머리수리가 앉아있는 지구본이 얹힌 형태다. 펠로시 의장은 중요한 순간마다 이 브로치를 착용했다.
퍼스널 이미지가 전략적으로 사용되는 미디어 중심 시대이처럼 퍼스널 이미지가 전략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미디어중심 시대에 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하는 시점이다. 퍼스널 브랜드란 개인의 가치적 측면을 이상적 이미지로 객관화해서 대중에게 투사하는 것으로 개인을 브랜드 화하여 정의하는 것이다. 개인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브랜딩 하기 위한 퍼스널 브랜딩 전략의 중요성은 여러 학자로부터 언급되어 왔다.
첫 등장부터 화제가 된 낸시 펠로시 패션정치의 진화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른 여성 정치인이기도 한 낸시 펠로시의 패션정치의 진화는 진행형이다. 그의 패션 감각은 첫 하원의장 취임 때부터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블랙이 지배하던 워싱턴 정계에 화려한 색상의 수트를 입고 등장해 시선을 끌었었고 그런 이미지브랜딩 전략과 패션스타일 감각이 코로나 시절을 맞아 마스크 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대만방문에 이어 우리나라에도 방한 예정이라고 하는데 패션을 통해 어필하는 그의 정치메시지 방향이 어디를 향해갈지 기대된다.<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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