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림팀, 국내 탄소 모아 말레이 바다에 저장

셰퍼드 CCS 프로젝트

삼성·SK·롯데·GS 등 참여
亞 첫 탄소포집허브 조성
삼성 SK 롯데 GS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에너지 자회사들이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과 손잡고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사업에 진출한다. 기업들이 국내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말레이시아 해상으로 이송한 뒤 저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SK에너지, SK어스온, 롯데케미칼, GS에너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등 7개사는 한국·말레이시아 간 탄소 포집·운송·저장사업인 ‘셰퍼드 CCS 프로젝트’ 개발 공동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발표했다. 협약식은 전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서 열렸다. 각 부문을 선도하는 국내 대표기업들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국경을 초월해 손을 맞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국내 허브(hub)에 집결시킨 뒤 말레이시아 해양저장소로 이송·저장하는 사업이다. 참여사들은 말레이시아 현지 저장소 탐색부터 국내 탄소의 포집·이송·저장에 이르는 CCS 밸류체인의 모든 단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사업 개발 주관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맡는다. 탄소 포집은 SK에너지·롯데케미칼·GS에너지, 이송은 삼성중공업이 담당한다. 저장소 탐색 및 선정, 운영은 SK어스온과 페트로나스가 맡는다.우선 참여사들은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사업성을 검증한 뒤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아시아 최초의 CCS 허브 프로젝트로, 밸류체인 전체를 한꺼번에 개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참여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특히 여러 기업이 배출한 탄소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 처리·이송 과정에서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탄소관리에도 효율적이다.

참여사들은 국내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통한 사업 확장도 모색할 계획이다. 국내는 현실적으로 탄소 저장 공간이 부족해 해외 저장소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페트로나스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 탄소 저장 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저장 용량, 한국과의 지리적 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때 말레이시아는 최적의 입지로 평가된다.

한 참여사 관계자는 “탄소 포집·이송·저장 등 모든 밸류체인에서 국내외 참여사들과의 협업을 앞세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