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호주에 3000t급 잠수함 수출 추진…'K방산' 영역 확대되나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3000t급 도산안창호함 /해군 제공
방위사업청이 국내 방산업체와 함께 호주 시장에 3000t급 이상의 중형 국산 잠수함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에서 사업 수주를 추진 중인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인 ‘레드백’에 이어 또 다른 ‘K방산’ 수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3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지난달 호주를 방문해 호주 국방과학기술국(DSTG)과 호주 방위사업청(CASG) 인사들을 만났다. 엄 청장은 지난달 21일엔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방산업체들과 함께 캔버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 방산 과학기술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한국 방사청과 주호주 한국대사관이 주관한 당시 콘퍼런스에는 강정식 호주대사와 호주 관료, 현지 기자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엄 청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방위산업 생산 능력과 호주의 제조 인프라가 결합되면 호주 제조업은 더 많은 기회를 볼 것이고, 일자리도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은 미국, 영국과 같이 국방 연구개발(R&D)과 생산에 안정적인 투자를 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KSS-III(장보고-III) 잠수함 모델 2종을 호주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도산안창호함’으로 취역한 3000t급 중형 국산 잠수함(배치1)과 잠수함용 리튬이온 전지가 들어가는 모델로 개발 중인 3700t급 잠수함(배치2)이다. 두 모델 모두 수직발사관을 갖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조용한 재래식 잠수함”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방산업체가 호주 잠수함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호주 해군이 2026년께 퇴역 예정인 콜린스급 잠수함 6척을 대체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난해 미국·영국과 오커스(AUKUS) 동맹을 맺고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받기로 했지만, 기존 재래식 잠수함의 퇴역이 더 빠를 전망이어서 ‘전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한국 해군에 이미 배치된 배치1 모델은 호주와 계약 시 수년 내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주 시장 진출 계획은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당시 콘퍼런스에서 한화디펜스는 호주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에 참여 중인 레드백 장갑차를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