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절반이 장타'…kt 박병호의 독보적인 '파워 스윙'

홈런 32개에 2루타 12개…시즌 88안타 가운데 절반이 '장타'
홈런 2위와 13개 차…역대 최다 격차 홈런왕 향해 순항
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박병호(36·kt wiz)는 스리런 홈런만 두 방을 쏘아 올리며 시즌 31·32호 '홈런 쿠폰'에 도장을 찍었다. 5회 NC의 좌완 에이스 구창모를 무너뜨린 3점 홈런, 6회 이용준을 상대로 뽑아낸 스리런 아치로 박병호는 리그 홈런 2위 김현수(LG 트윈스·19개)와 격차를 13개로 벌렸다.

90경기에서 홈런 32개를 터트린 박병호는 올 시즌 남은 51경기에 모두 출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페이스라면 홈런 18개를 추가해 50홈런 고지를 밟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KBO 리그에서는 2015년 박병호가 53개 홈런을 친 이후 '한 시즌 50홈런 타자'의 맥이 끊긴 상황이다. 7년 만에 박병호 스스로 대기록의 재탄생을 노리는 상황이다.

올 시즌 박병호의 타율은 0.267(329타수 88안타)이다.

높은 타율이 아닌데도 투수들이 그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엄청난 장타 생산 능력 때문이다. 박병호는 홈런 32개에 2루타 12개로 총 44개의 장타를 터트려 이 부문에서도 리그 최다를 기록 중이다.

안타(88개) 가운데 절반이 장타(44개)라 타점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84개나 쓸어 담았다.

야구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내는지 알아보는 '상대 평가'가 중요하다. 올해 박병호는 KBO리그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에 도전한다.

앞선 40시즌 동안 홈런 1위와 2위의 격차가 10개 이상 벌어진 사례는 3번밖에 안 된다.

1992년 장종훈(빙그레 이글스)이 41홈런으로 31개의 김기태(쌍방울 레이더스)를 10개 차로 따돌린 게 최초 사례다.
2010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44개)가 최진행(한화 이글스·32개)을, 2014년 박병호(52개)가 강정호(40개·이상 넥센 히어로즈)보다 12개 더 많이 친 것이 역대 최다 격차였다.

이미 2위보다 13개를 더 많이 넘겨 사실상 홈런 1위를 예약한 박병호는 역대 '최다 격차' 홈런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박병호의 시즌 장타율은 0.596으로 리그 1위를 달린다.

장타율만 봐서는 2위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0.562)보다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순장타율(IsoP)을 확인하면 박병호의 '군계일학' 장타 생산력을 확인할 수 있다.

타율이 올라가면 장타율도 함께 올라가는데,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순장타율을 보면 타자의 순수한 장타력만을 짐작할 수 있다.

박병호의 순장타율은 0.328로 이 또한 리그 1위다.

리그 평균(0.118)보다는 2할 이상 높고, 이 부문 리그 2위 이정후(키움·0.222)의 수치를 0.106이나 상회한다. 순장타율 1위와 2위의 격차가 1할 이상 벌어진 건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