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자 소개팅앱 시들…틴더 CEO 1년도 안돼 짐쌌다

방역 풀리자 인기 예전만 못해
전망 암울…주가 장외 20% 뚝
세계 최대 데이팅 앱 틴더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1년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난다. 각국이 코로나19 방역 빗장을 풀면서 소개팅 앱의 인기가 떨어지자 인적 쇄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틴더 운영사 매치그룹은 3일(현지시간) 르나타 니보그 틴더 CEO(사진)가 퇴임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총괄 매니저였던 그는 작년 9월 CEO직에 올랐다. 당시 짐 랜존 CEO가 야후의 새로운 수장으로 이동하면서 시행된 발탁 인사다. 니보그는 2012년 창업된 틴더의 첫 여성 CEO로 주목받았다.새로 선임된 버나드 킴 매치그룹 CEO는 니보그의 퇴임 소식을 알리면서 “경영진과 조직을 일부 변경했으며 이는 틴더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매치그룹은 새로운 먹거리로 지난해 야심차게 도입한 소개팅 앱 내 암호화폐 ‘틴더 코인’ 시스템을 철회한다고도 밝혔다. 킴 CEO는 “가상자산 기술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좀 더 검토하고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치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동안 폭발한 소개팅 앱 인기가 방역 완화 이후 급격히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치그룹은 틴더를 비롯해 ‘OK큐피드’ ‘힌지’ 등 다양한 소개팅 앱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2분기 총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2% 증가한 7억95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치(8억410만달러)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유료 사용자는 1640만 명으로 10% 늘어났지만, 역시 시장 추정치인 1650만 명에 못 미쳤다. 매치그룹 측 관계자는 “대표 앱인 틴더의 예상보다 낮은 수익 기여도는 우리 회사 전체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달러 강세로 인해 해외 매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매치그룹은 3분기 매출이 7억9000만~8억달러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틴더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0% 이상 폭락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