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나일람, RNAi 온파트로 심장질환 임상 3상 성공에 49%↑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적응증 확대 기대
사망률 데이터 등 보완돼야
RNA 간섭(RNAi)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 중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온파트로의 적응증이 확대될 전망이다.

앨나일람은 3일(미국 시간) 온파트로가 심근병증이 있는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ATTR)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APOLLO-B)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앨나일람의 주가는 전일 대비 49.3% 급등한 212.0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온파트로는 2018년 8월 희귀 유전병인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으로 인해 생긴 다발성 신경병증 치료를 목적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APOLLO-B는 약물이 허가된 이후 적응증 확대를 목적으로 수행한 임상 시험이다. 앨나일람은 ATTR 때문에 심근병증이 생긴 환자 360명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했다.

앨나일람은 1차 평가변수로 투약 12개월 후 6분 동안 걷는 평가를 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뛰지는 않으면서 얼마나 멀리 걸을 수 있는지를 측정해 전신 지구력을 평가하는 검사다. 심근병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환자는 6분 동안 걷지 못하거나, 걸어 이동한다 해도 그 거리가 짧아지게 된다. 임상 결과 앨나일람은 위약(동일 용량 생리식염수) 대비 확연한 개선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망률과 심혈관 관련 입원 빈도 등 2차 평가변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ATTR 유래 심근병증이 심부전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인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앨나일람은 이번 임상 3상 결과를 근거로 연말 FDA에 적응증 확대를 위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심근병증이 있는 AATR 환자들을 대상으로 온파트로의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 vs 앨나일람 경쟁

이번 임상 결과로 온파트로가 적응증 확대하면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화이자와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화이자는 현재 승인된 유일한 치료제인 빈다켈(Vyndaqel)과 빈다맥스(Vyndamax)로 지난해 9억9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기존 치료제가 있는 상황이지만 온파트로를 이용할 수 있는 환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앨나일람에 호재다. 기존 적응증인 ATTR로 인한 다발성 신경병증 환자는 세계적으로 1만명 내외로 추산된다. ATTR로 발생하는 심근병증은 2012년 미국에서만 1만5737건이 보고됐으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온파트로가 선택되기 위해선 세부적인 임상 결과가 좀 더 공개되거나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년 화이자가 공개한 임상 3상(NCT01994889) 결과에 따르면 타파미디스(빈다켈·빈다맥스의 성분명)는 1차 평가변수로 30개월간 사망률과 심혈관 관련 입원 빈도를 평가해 통계적 유의성을 만족했다. 화이자는 앨나일람과 마찬가지로 6분 보행 테스트 등도 함께 평가해 효과를 확인했다.

투약 편의성도 승부처가 될 수 있다. 빈다켈과 빈다맥스는 먹는 약(경구제)이다. 빈다켈은 1일 1회 20㎎ 4캡슐을 먹는다. 빈다맥스는 61㎎ 캡슐을 1일 1회 복용한다. 온파트로는 정맥주사제다. 투여를 위해서는 환자가 병원을 찾거나 의료인이 방문해야 한다. 기존 다발성 신경병증 환자의 경우 온파트로를 3주 간격으로 30㎎을 투여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