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관련 증권사 압수수색(종합)

1천억원 환매 중단 피해…금융투자업계 긴장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사모펀드 중 하나인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사태와 관련해 검찰이 5일 증권사들을 압수수색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채희만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펀드 환매 중단 피해자들은 2020년 7월 펀드 판매사 하나은행 등을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으며,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1월 하나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총수익스와프(TRS) 계약체결을 한 증권사들로, 당시 하나은행과 함께 고발됐다. 피해자 단체는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는 하나은행이 OEM방식으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를 통해 펀드를 설정·운용하도록 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거짓말을 하여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힌 펀드 사기판매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들이 현지 지방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2017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약 1천5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2019년 말부터 상환 연기나 조기상환 실패가 발생해 2020년 판매 중단됐으며 피해액은 1천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증권업계는 전반적으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라임사태 등 사모펀드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검찰이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조사에 나선 것으로 들었다"며 "오늘은 주로 독일 헤리티지펀드와 이탈리아헬스케어 판매를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튿날인 6월 8일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시스템을 통해 다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을 다시 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저희가 시스템을 통해 혹시 볼 여지가 있는지 잘 점검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판매뿐 아니라 운용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는 법률자문가를 수소문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