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디스커버리, 광고삽입형 무료 OTT 추진

내년 여름께 통합플랫폼 출시…DCEU 10년짜리 계획으로 재설정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디스커버리)가 광고삽입형 무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출시를 추진한다. 또한 기존 스트리밍 우선 전략에서 탈피해 영화에도 무게 중심을 주면서 장기적인 DC코믹스 확장 세계관(DCEU) 재설정도 계획이다.

4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에 따르면 데이비드 재슬러브 워너-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이런 내용의 회사 경영방침을 밝혔다.

워너-디스커버리는 우선 주력 OTT인 HBO맥스와 디스커버리플러스(+)를 통합한 플랫폼을 내년 여름께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해당 플랫폼의 광고삽입형 무료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HBO맥스와 디스커버리+의 가입자 수를 2025년까지 1억3천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두 OTT의 가입자 수는 2분기 현재 9천210만명으로, 전분기보다 170만명 증가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 2억2천70만명, 디즈니의 가입자 수 2억560만명(디즈니+와 훌루, ESPN+를 합친 수치)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WSJ은 OTT 수가 늘어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짐에 많은 업체가 저가형 버전의 제공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광고삽입형 저가 서비스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또한 파라마운트의 '플루토TV', 폭스의 '투비', 아마존의 '프리비', 컴캐스트의 '주모' 등 주문형비디오(VOD) 플랫폼은 이미 광고삽입형 무료 서비스를 앞세워 넷플릭스 등이 장악한 기존 OTT 시장을 잠식 중이다.

재슬러브 CEO는 OTT를 중시한 전임자와 달리 극장 영화와 전통적인 유료 TV 사업이 "앞으로 오랜 세월 현금 창출자이자 훌륭한 사업"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이 두 사업을 가능한 한 오래 영위할 의사를 피력했다.

전임인 제이슨 킬라 워너미디어 CEO는 지난해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한 영화 전편을 극장 개봉과 동시에 HBO맥스로도 송출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재슬러브는 "제작비가 많이 든 영화를 스트리밍에 바로 송출하는 것에 경제적 가치를 찾을 수 없다"며 "그래서 전략적 전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워너-디스커버리는 제작비 9천만달러(약 1천170억원)를 들여 만든 슈퍼히어로 영화 '배트걸'의 개봉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는 얼마나 비싸냐가 아니라 얼마나 (질이) 좋으냐에 관한 것"이라며 "질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DCEU의 재설정을 주시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에 대한 10년짜리 계획을 가진 팀을 구성 중이라고도 밝혔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를 좇아 긴 안목으로 DC코믹스의 영화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재슬러브는 "DC에서 장기적이고 훨씬 더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사업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