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한수…인플레 헤지 위한 '배당주' 쓸어담기

KB 금융매니저
고물가로 2022년 상반기 자산시장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뉴스가 있다. 금세기 최고 투자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 해서웨이가 지난 4월 7차례에 걸쳐 미국 최대 셰일가스 업체 중 하나인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주식을 사들인 후 꾸준히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는 것이다.

인상적인 것은 버핏의 이 같은 판단이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투자라는 사실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이하며 물가 급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실질 소득의 감소분을 배당금을 통해 상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인플레이션은 원자재 공급 부족,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상당 기간 계속될 수 있다. 과거 비슷한 시기 이런 배당 아이디어를 활용한 투자 전략의 성과는 어땠을까. 1970년대 고물가 시대를 살펴보면, 물가가 하락세에 접어든 1972년~1984년 S&P500지수의 실질 수익률은 -37.8%를 기록했다. 반면 배당을 고려한 실질 총수익률은 물가상승에 따른 수익 감소를 극복하고도 10.3%를 달성했다.

현재 미국의 대표 셰일가스 기업들로 구성된 대표지수 가운데 하나인 ‘Alerian MLP 인덱스’의 배당수익률은 2022년 8.3%, 2023년 8.9%로 예상된다. 배당의 중요성은 주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국 S&P500지수에서 산출하는 ‘S&P500 배당귀족지수’는 1991년 5월 이후 2022년 7월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8.3%인 반면 배당을 고려한 총수익률은 11.2%로 평균 2.9%포인트 더 높았다. 동 기간 누적 수익률은 각각 1223.8%, 2962.7%에 달한다. 불과 2.9%포인트의 차이가 1738.9%의 누적 수익률 차이로 귀결된 셈이다. 버핏이 주목한 부분은 이렇듯 배당의 누적 성과에 있다.

최근 유가, 미국 주택 가격 등 하락세를 보면 그간 주가 하락의 방아쇠 역할을 했던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가 재조정될 수 있어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는 분할 매수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배당주 중심의 투자는 인플레이션의 훌륭한 헤지 수단으로서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배당 관련 펀드 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배성진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