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아연 가격도 끌어올린다? [원자재 포커스]

아연 선물 가격, t당 3500달러 육박
유럽의 에너지 위기로 공급 감소 우려 반영
하지만 산업용 금속 수요 회복은 '아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의 에너지 위기 우려로 아연 가격이 상승세다.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주 아연 선물 가격(11월물 기준)은 톤(t)당 3488.5달러(5일 기준)에 거래됐다. 지난주 한 주 동안 아연 선물 가격은 5% 이상 올랐다.
<최근 3개월 동안 아연 선물 가격 추이>
지난달에는 t당 30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던 아연 가격이 오른 이유는 공급 우려 때문이다. 스위스 자원회사 글렌코어는 최근 유럽 소재 아연 제련소 한 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글렌코어는 가동 중인 다른 유럽 제련소들도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로 에너지 비용이 급등해서다. 글렌코어는 올 2분기 유럽에서 자사의 아연 생산량이 17만여t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4분기(19만여t)보다 2만t 이상 줄어든 것이다.
<글렌코어의 분기별 유럽 아연 생산량> 자료: 블룸버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러시아 원유 등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EU 천연가스 공급량을 조절하면서 EU의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글렌코어에 따르면 유럽은 중국을 제외하고 산정한 세계 금속 공급량의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아연을 비롯한 산업용 금속의 수요 회복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아연 가격의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렌코어도 아연 등 산업용 금속의 생산비용 증가와 수요 자체의 위축이라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인 구리 가격도 지난 3월 고점 대비 3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