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이 없다'…외국인력 1만6000명 더 들여온다

한 중소기업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한경DB
정부가 최근 제조업 등 주요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추가로 들여오기로 했다. 조선업 등 제조업과 농업 분야에서 '빈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는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구인난 해소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외국인 비자 쿼터를 확대해 1만6000여명을 더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정부는 우선 외국인 E-9(비전문인력) 비자 쿼터를 확대하기로 했다. 뿌리산업 등 제조업은 신규 쿼터 6000명을 확대한다. 특히 조선업의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 외국인 신청인원이 모두 배정되도록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조선업은 용접과 도정공 쿼터를 폐지하는 등 E-7(특정활동) 비자를 개선해 다음달부터 관련 인력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조치로 인해 최대 9000명의 인력이 더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축산업에 배정할 인력은 600명을 확대해 2224명으로 늘린다. 이달 중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개최해 신규쿼터 추가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하반기에 이미 배정된 고용허가인원은 조기에 배정하기로 했다. 통상 3~4분기에 걸쳐 나눠 발급하던 고용허가서를 7월에 통합 접수했고, 이를 이달 중 조기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인원 등 6만3000명의 조기 입국도 추진한다.

내년 인력 배정을 위한 조치도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10월 중 내년 쿼터를 확정하고 고용허가서를 연내 발급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내년 1월부터 필요 인력이 바로 입국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업종 구분을 두지 않는 탄력배정 쿼터도 1만명 이상 배정키로했다.

정부가 이같은 방안을 내놓은 것은 최근 '빈일자리 수'가 23만개를 넘어서는 등 2018년 이후 최대 폭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빈 일자리란 '구인활동을 하고 있으면, 한달 이내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 수'를 의미한다. 빈일자리수가 가장 많았던 것은 조선업 등 제조업으로 7만4000개에 달했다. 실제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인력난으로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 등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이같은 단기적 조치와 함께 근본적인 노동시장 개선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조선업·뿌리산업 등 중소 제조업 구인난의 본질적 원인은저임금· 고위험 등 열악한 근로환경 및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에 기인한다"며 "원하청 하도급 구조개선, 임금체계 개편,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노력과 함께,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위한 중장기 개선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