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석양, 관광 명소 된다…서울 아이·수상 무대 조성

오세훈표 '그레이트 선셋 프로젝트'…"관광객 3천만 달성"
노들섬에 석양 랜드마크·잠수교는 '차 없는 다리' 전환 추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관광도시 매력을 높이기 위해 한강 변 일대에 석양 명소를 조성하는 '그레이트 선셋(GREAT SUNSET)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오 시장은 해외 출장 중인 지난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대표 석양 명소 '가든스바이더베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하고 "해외 관광객 3천만 시대를 본격적으로 견인해가겠다"고 밝혔다.

그레이트 선셋 프로젝트는 상암에서 여의도, 용산, 노들섬, 반포, 뚝섬, 잠실까지 강남·북을 지그재그로 연결하는 일명 '선셋(일몰) 한강라인'에 석양 명소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세계 최고 규모의 대관람차부터 수상 위 무대와 객석을 갖춘 수상예술무대, 문화가 있는 보행교까지 다채로운 석양 조망 인프라를 구축해 시민과 해외 관광객의 시선과 발걸음을 붙잡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내다본 중장기 계획으로 ▲ 선셋 거점 명소화 ▲ 선셋 명소 발굴·조성 ▲ 수변 활용성 강화 등 3대 전략을 토대로 추진된다.
먼저 365일 음악과 예술이 흐르는 '글로벌 예술섬'을 목표로 재구조화를 준비 중인 노들섬엔 섬 안과 밖 어디서 봐도 조형미와 예술성이 느껴지는 지붕형 '선셋 랜드마크'를 조성한다.

스페인의 '산타 카테리나 메르카트', 세비야의 '메트로폴 파라솔',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의 슈퍼트리처럼 석양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조형물을 만들 계획이다. 노들섬의 '글로벌 예술섬 마스터플랜' 수립과 연계해 추진하되 창의적인 디자인 설계를 위해 국내 혹은 국제 현상공모 추진도 검토한다.

오 시장은 "이전 시장이 노들섬에 만든 건조물을 가급적 철거하지 않고, 일부 해체하더라도 최소화하자는 게 원칙"이라며 "이로 인해 오페라하우스 같은 완성체 건축물을 짓는 것은 불가능해졌으나 조형물을 통해 제 구상을 실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규모의 대관람차 '서울 아이'(Seoul Eye·가칭)도 설치한다. 165m 높이로 최대 780명까지 동시 탑승 가능해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로 불리는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뛰어넘는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현재 상암동 일대, 뚝섬 삼표 레미콘 부지 등 다수의 후보지를 놓고 검토 중이며 교통편의, 접근성, 강남·강북 균형발전 등의 요소를 두루 고려해 최적의 입지를 선택할 예정이다.
석양과 강물을 배경으로 색다른 문화 체험을 할 수 있게 '서울형 수상예술무대'도 만든다.

수상 무대와 수변 객석을 갖춘 싱가포르 '플로트 앳 마리나베이'와 같은 수상 공연장을 기본 틀로 하되 K-팝 콘서트부터 뮤지컬·오페라 공연, 스포츠 이벤트까지 다양한 형태의 수상 공연을 개최할 수 있도록 3천석에서 최대 3만석까지 가변 가능한 객석 형태를 검토한다.

'호수 위 오페라'로 명성을 얻으면서 명품 축제 이미지를 얻게 된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뮤직페스티벌'처럼 서울페스타 역시 서울형 수상예술무대의 공연을 하이라이트로 구성해 세계적인 명품 축제 반열에 올려놓는다는 목표다.

서울형 수상예술무대는 한 번에 다수의 관객을 수용하는 공간인 만큼 대중교통 편의성과 시민 접근성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

이에 시는 반포·여의도 한강 지구 등을 후보군에 놓고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가 오가는 잠수교는 문화와 먹거리가 어우러진 색다른 석양 명소로 탈바꿈한다.

시는 이달 28일부터 10월 30일까지 매주 일요일 잠수교를 '차 없는 다리'로 전환해 버스킹과 푸드트럭 등을 운영하는 '2022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개최한다.

이후 적응기를 거쳐 단계적으로 보행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강 곳곳에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석양 명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한강 변에 민간건축물을 건축하면서 공유 전망 공간을 제공하거나 한강으로 연결되는 별도 동선을 마련하는 경우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특히 시는 민선 8기 핵심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 기조를 반영해 노약자·장애인 등 약자들도 석양 명소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범용 디자인을 적용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한강에 해가 지기 시작하는 순간 서울의 매력이 살아난다"며 "매력적인 석양 거점을 구축하고 이를 3천만 서울관광의 전략 포인트로 삼아 관광객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하는 한편, 미래 서울 경제의 활력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