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전기요금 인상 최소화해야…무역수지 대책 내놓겠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스1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한국전력 적자와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세종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전력 적자는 올해도 계속될 거 같다. 에너지 가격이 높으면 발전단가도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10월에 작년에 결정한 전기요금 기준연료비가 지난 4월 반영된 데 이어 자동으로 반영되는데, 추가로 물가 수준을 더 지켜보고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한국전력은 지난해 말, 올해 적용할 기준연료비를 kWh당 9.8원으로 결정하고 4월과 10월 각각 4.9원/kWh의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kWh당 최소 4.9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됐다는 의미다.

이 장관은 최근 산업부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로 '전력 수급'을 꼽았다. 그는 "이번 주 전력수요가 피크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긴장해서 잘 넘겨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이 꼽은 산업부의 또 다른 현안은 무역수지 동향이다. 최근 발표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 5월부터 석 달 연속 적자다. 이 장관은 "8월 중 가능한 부분에서 모든 대책 다 내놓겠다"며 "8월 중에 몇군데 현장에 가서 구체적인 애로나 지원방안 현장에서 들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산업부는 최근 미국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 협의체 '칩4'의 예비모임에 참석해 협의체의 성격과 수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도 밝혔다. 이 장관은 "현재 칩4는 예비모임이 있을 예정인데, 관련 나라들이 모여서 이 칩4를 어떤 내용으로 어떤 수준으로 어떤 형태로 해나갈지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예비모임은 가는 거로 했고 내용은 토의를 해보고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예비회담에서 칩4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좋을지 저희 나름의 의견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칩4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일본, 한국, 대만 4개당사자 간의 반도체 협의체를 뜻한다. 미국은 한국에 올 8월까지 참여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칩4 가입과 관련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신중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칩4는 반도체산업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경제적 문제라고 산업부는 생각한다"며 "중국은 우리의 큰 수출시장이고 앞으로 상당 기간 비즈니스 해야 하는 시장인데, 저희는 국익을 고려해 폐쇄적인 모임을 만들어 어떤 나라를 배제하거나 이런 생각은 전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칩4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협의체라는 지적을 반박한 셈이다. 그는 "반도체 산업 발전, 경제 전체를 봐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러 가지 일어나는 일들을 잘 조율해서 조화롭게 저희가 잘 조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 산업이 여러 가지 면에서 바꿔나가야 할 면이 되게 많은데 그 부분을 다루는 '산업 대전환'을 추진하는 전략을 저희가 지금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는 규제가 강하고 상대적으로 지원은 약한 '강규약지'인데, 이걸 규제는 약하고 지원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약규강지'로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설비투자와 R&D 세액공제 간 격차를 좁히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장관은 "설비투자 투자세액공제 많이 해달라 다른 부처에 요구하고 있다"며 "R&D 투자에 대해선 소득공제 되게 높은데 상대적으로 설비투자 상당히 낮아 이 두 개가 지나치게 격차가 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기업이 R&D를 해서 (기술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고 다른 설비 가져와서 기술 확보 하는 방법 있는데, 기업이 많은 방법으로 신기술 쓸 수 있도록 너무 R&D만 많이 지원하고 설비 적게 지원하는 지나친 비대칭 형태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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