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자산배분이 필요한 시기, 장기 투자가 아니라면 베팅을 한 템포 늦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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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KB증권 WM투자전략부 이창민 연구위원
"한국 증시 주변 환경 당분간 좋지 않을 가능성"
"1~2년간 '지키는 투자'가 투자전략 1순위 돼야"투자라는 게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어렵다. 기대했던 구간에서 증시가 하락하고, 더 하락할 것 같더니 청개구리처럼 반등하는 게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학창시절 암기 과목을 달달 외우면 성적이 올라갔지만, 주식시장은 데이터를 많이 보고 더 안다고 해서 수익률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에 처음 진입한 소위 ‘주린이’, 주식 초보자라면 올 들어 느끼는 주식시장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고, 힘빠질 것이 분명하다. 이 글을 적고 있는 필자 역시 어렵기 마찬가지다. 힘들어도 힘 내시길 응원한다.
장기투자, 분산투자에 익숙하지 못한 국내 투자자들은 2022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좀 더 ‘성숙한’ 투자 철학을 확립하시기를 제안드린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 자산이 한국 시장에 집중돼 있다면 분산투자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을 가져도 좋은 시기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 지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의 주식시장과 투자자산들이 가격 조정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시기상 적절하다. 둘째,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은 밸류에이션 투자보다는 모멘텀 투자에 가깝다. 달리 말해, 가격이 싸다고 무작정 오르는 증시가 아니라 글로벌 경기 호조, 중국 성장, 달러 약세 등 외부 모멘텀이 작동할 경우 증시 상승에 탄력을 받는다.최근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 교역 환경은 악화되고 있고, 중국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중국간 분쟁에서 상당히 힘든 상황에 있다. 반도체 경기도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반등하더라도 한국 증시 성과가 뛰어날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
자산배분을 강조하는 세 번째 이유는, 최소 향후 1~2년간 글로벌 증시 성과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그렇기에 ‘깨지지 않는 전략’이 투자 전략의 1순위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의 핵심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끈적한 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인데, 필자는 생각의 관점이 다르다.미 연준 (Fed)이 긴축의 고삐를 죄는 가운데, 농산물과 에너지 등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까지 하락하다 보니, 벌써부터 긴축 완화 기대가 높다. 중요한 건,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 심리는 물가에서 경기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이며, 연준이 실제로 긴축을 완화하게 될 시기에는 경기 우려가 지금보다 더 확대되었을 시기가 될 것이다. 즉, “물가 압력이 완화되니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은 다시 이전처럼 빠르게 오르겠지? (Bad news is Good news)”라는 생각에 앞서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겠구나 (Bad news is just Bad)”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려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세 가지 이유가 막연한 생각이라고 하면, 시장을 흔들릴 수 있는 변수는 여전히 많다. 첫째, 소득은 계속 증가하지만, 고물가로 인해서 실질 가처분 소득은 감소세이고, 미국의 저축률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둘째, 미국 바깥으로 가면 유로존은 에너지 위기, 중국은 부동산 위기로 시끄럽다. 미국이 불안한 부분을 다른 지역에서 만회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점이 최근 IMF의 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미국의 2분기 미국 기업 실적은 양호하지만, 3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에너지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하향조정되고 있는데, 경기 침체 시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필수소비재도 꺾인 모습이다. 유통업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마지막 넷째, 달러 강세도 멈추지 않았다. 정점에서 하락했지만, 과거보다는 여전히 높고, 7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에는 연준의 긴축 우려에 재차 강세를 연출했다. 에너지 자급률이 미미한 유럽과 일본의 무역 환경,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경우에도 달러가 강해질 수 있는데 달러 강세는 글로벌 증시에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비관론자는 증시가 폭락할 때 멋있어 보인다’지만, 필자는 절대 비관론자가 아니며 개인 고객의 자산관리 전략을 짜는 입장에서 그럴 이유도 없다. 다시 자산배분 전략을 강조드린다. 소수의 주식을 매수해서 크게 올랐을 때의 성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자산을 지키는 것도 전략이다. 만약 투자 성향 상 분산투자에 관심이 없고 더 큰 한방을 노리고 싶다면, 지금이 베팅을 할 최적의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KB증권 WM투자전략부 이창민 연구위원
"한국 증시 주변 환경 당분간 좋지 않을 가능성"
"1~2년간 '지키는 투자'가 투자전략 1순위 돼야"투자라는 게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어렵다. 기대했던 구간에서 증시가 하락하고, 더 하락할 것 같더니 청개구리처럼 반등하는 게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학창시절 암기 과목을 달달 외우면 성적이 올라갔지만, 주식시장은 데이터를 많이 보고 더 안다고 해서 수익률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에 처음 진입한 소위 ‘주린이’, 주식 초보자라면 올 들어 느끼는 주식시장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고, 힘빠질 것이 분명하다. 이 글을 적고 있는 필자 역시 어렵기 마찬가지다. 힘들어도 힘 내시길 응원한다.
장기투자, 분산투자에 익숙하지 못한 국내 투자자들은 2022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좀 더 ‘성숙한’ 투자 철학을 확립하시기를 제안드린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 자산이 한국 시장에 집중돼 있다면 분산투자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을 가져도 좋은 시기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 지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의 주식시장과 투자자산들이 가격 조정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시기상 적절하다. 둘째,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은 밸류에이션 투자보다는 모멘텀 투자에 가깝다. 달리 말해, 가격이 싸다고 무작정 오르는 증시가 아니라 글로벌 경기 호조, 중국 성장, 달러 약세 등 외부 모멘텀이 작동할 경우 증시 상승에 탄력을 받는다.최근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 교역 환경은 악화되고 있고, 중국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중국간 분쟁에서 상당히 힘든 상황에 있다. 반도체 경기도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반등하더라도 한국 증시 성과가 뛰어날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
자산배분을 강조하는 세 번째 이유는, 최소 향후 1~2년간 글로벌 증시 성과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그렇기에 ‘깨지지 않는 전략’이 투자 전략의 1순위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의 핵심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끈적한 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인데, 필자는 생각의 관점이 다르다.미 연준 (Fed)이 긴축의 고삐를 죄는 가운데, 농산물과 에너지 등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까지 하락하다 보니, 벌써부터 긴축 완화 기대가 높다. 중요한 건,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 심리는 물가에서 경기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이며, 연준이 실제로 긴축을 완화하게 될 시기에는 경기 우려가 지금보다 더 확대되었을 시기가 될 것이다. 즉, “물가 압력이 완화되니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은 다시 이전처럼 빠르게 오르겠지? (Bad news is Good news)”라는 생각에 앞서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겠구나 (Bad news is just Bad)”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려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세 가지 이유가 막연한 생각이라고 하면, 시장을 흔들릴 수 있는 변수는 여전히 많다. 첫째, 소득은 계속 증가하지만, 고물가로 인해서 실질 가처분 소득은 감소세이고, 미국의 저축률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둘째, 미국 바깥으로 가면 유로존은 에너지 위기, 중국은 부동산 위기로 시끄럽다. 미국이 불안한 부분을 다른 지역에서 만회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점이 최근 IMF의 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미국의 2분기 미국 기업 실적은 양호하지만, 3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에너지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하향조정되고 있는데, 경기 침체 시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필수소비재도 꺾인 모습이다. 유통업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마지막 넷째, 달러 강세도 멈추지 않았다. 정점에서 하락했지만, 과거보다는 여전히 높고, 7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에는 연준의 긴축 우려에 재차 강세를 연출했다. 에너지 자급률이 미미한 유럽과 일본의 무역 환경,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경우에도 달러가 강해질 수 있는데 달러 강세는 글로벌 증시에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비관론자는 증시가 폭락할 때 멋있어 보인다’지만, 필자는 절대 비관론자가 아니며 개인 고객의 자산관리 전략을 짜는 입장에서 그럴 이유도 없다. 다시 자산배분 전략을 강조드린다. 소수의 주식을 매수해서 크게 올랐을 때의 성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자산을 지키는 것도 전략이다. 만약 투자 성향 상 분산투자에 관심이 없고 더 큰 한방을 노리고 싶다면, 지금이 베팅을 할 최적의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