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비 오른 이유는…외국인 근로자 부족과 노조 리스크 [김진수의 부동산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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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철광석 가격이 이달 들어 안정세를 보이면서 철근 가격도 좀 내려가고 있습니다. 철근 가격 하락이 급등한 공사비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건설업계의 예상입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부족과 노조 리스크에 따른 높은 인건비 때문에 공사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강업계에 따르면 이달 철근 기준가격이 t당 15만4000원가량 하락한 92만원대로 조정됩니다. 철근 가격이 크게 내린 배경은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6월 t당 50만원 후반대에서 최근 41만원까지 떨어진 영향이 큽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철스크랩 가격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건설과 유통 쪽에서 철근 가격 이원화 정책이 유지되고 있어 중견 건설사가 구매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유가 하락으로 건설 장비 비용도 안정화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최근 80달러 후반까지 내려오면서 기름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굴착기 하이드로크레인 등을 운영하는 비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공사비에서 철근과 레미콘 비중은 10%가 안 됩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부족과 노조 리스크를 공사비 상승의 주범으로 꼽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건설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약 21만2300명으로 전체 건설업 종사 인력(191만4006명)의 11.1%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공사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절반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하 공사는 한국인 노조원이 들어가고 지상 공사는 외국인 근로자가 주로 맡습니다. 마감 공사는 한국인 비중이 높습니다. 문제는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국내 건설 현장 수는 늘어났는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안 돼 인건비(노임)가 뛰었습니다. 지하층 작업은 한국인 근로자가, 지상부 골조작업은 80~90%가 외국인 근로자가 담당합니다. 지상부 형틀(거푸집) 작업을 위해 1㎡ 시공하는 단가가 2년 전 9900원에서 최근 1만7000원으로 70% 가까이 올랐습니다. 지하 작업도 4만-5만원에서 7만-8만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외국인 유입 제한에 따른 인력수급 불균형이 최대 70%의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졌고 공사비가 오른 겁니다.건설업계에서 외국인 근로자 확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구인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월 1만명 이상 입국시킨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조선업(4800명)과 뿌리 산업(2만7000명), 택시·버스업(2300명), 음식점·소매업(1만4200명), 농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5개 부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대거 투입하기로 하는 ‘구인난 해소 지원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건설업은 빠져 있어 공사비 상승을 막기 위해 외국인 수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노조 리스크도 공사비가 급등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건설노조는 민노총 산하 1곳과 한노총 산하 여러 곳을 합쳐 10여곳에 달합니다. 건설노조는 노조원 채용을 강요합니다.
지하 공사에 노조원 100% 쓰게 압박합니다. 3년 전에는 60% 수준이었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입니다. 지하에 일부 외국인도 노조원을 가입시킬 정도입니다. 노조원은 능률급이 아니라 일당으로 임금을 받아 갑니다. 생산성은 비노조원의 60% 수준입니다. 건설 노조원 채용이 공기 지연과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게 건설업계의 하소연입니다. 대형 건설사 견적 팀장은 "건설 현장에 일할 근로자가 부족해 인건비는 오르는 추세"라며 "건자재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오른 공사비가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제강업계에 따르면 이달 철근 기준가격이 t당 15만4000원가량 하락한 92만원대로 조정됩니다. 철근 가격이 크게 내린 배경은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6월 t당 50만원 후반대에서 최근 41만원까지 떨어진 영향이 큽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철스크랩 가격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건설과 유통 쪽에서 철근 가격 이원화 정책이 유지되고 있어 중견 건설사가 구매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유가 하락으로 건설 장비 비용도 안정화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최근 80달러 후반까지 내려오면서 기름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굴착기 하이드로크레인 등을 운영하는 비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공사비에서 철근과 레미콘 비중은 10%가 안 됩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부족과 노조 리스크를 공사비 상승의 주범으로 꼽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건설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약 21만2300명으로 전체 건설업 종사 인력(191만4006명)의 11.1%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공사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절반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하 공사는 한국인 노조원이 들어가고 지상 공사는 외국인 근로자가 주로 맡습니다. 마감 공사는 한국인 비중이 높습니다. 문제는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국내 건설 현장 수는 늘어났는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안 돼 인건비(노임)가 뛰었습니다. 지하층 작업은 한국인 근로자가, 지상부 골조작업은 80~90%가 외국인 근로자가 담당합니다. 지상부 형틀(거푸집) 작업을 위해 1㎡ 시공하는 단가가 2년 전 9900원에서 최근 1만7000원으로 70% 가까이 올랐습니다. 지하 작업도 4만-5만원에서 7만-8만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외국인 유입 제한에 따른 인력수급 불균형이 최대 70%의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졌고 공사비가 오른 겁니다.건설업계에서 외국인 근로자 확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구인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월 1만명 이상 입국시킨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조선업(4800명)과 뿌리 산업(2만7000명), 택시·버스업(2300명), 음식점·소매업(1만4200명), 농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5개 부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대거 투입하기로 하는 ‘구인난 해소 지원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건설업은 빠져 있어 공사비 상승을 막기 위해 외국인 수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노조 리스크도 공사비가 급등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건설노조는 민노총 산하 1곳과 한노총 산하 여러 곳을 합쳐 10여곳에 달합니다. 건설노조는 노조원 채용을 강요합니다.
지하 공사에 노조원 100% 쓰게 압박합니다. 3년 전에는 60% 수준이었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입니다. 지하에 일부 외국인도 노조원을 가입시킬 정도입니다. 노조원은 능률급이 아니라 일당으로 임금을 받아 갑니다. 생산성은 비노조원의 60% 수준입니다. 건설 노조원 채용이 공기 지연과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게 건설업계의 하소연입니다. 대형 건설사 견적 팀장은 "건설 현장에 일할 근로자가 부족해 인건비는 오르는 추세"라며 "건자재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오른 공사비가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