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가구도 안 팔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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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판매액 2.4조…8.4%↓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했던 가구 소매판매액이 최근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엔데믹(독감 같은 계절성 풍토병화) 전환으로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줄어든 데다가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경기마저 침체한 영향이다. LX하우시스, 한샘 등 주요 관련 기업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 반토막
한샘·지누스 등 영업이익 급감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소매판매액은 2조486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가구 소매판매액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3% 줄어든 2조756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 감소폭을 크게 키웠다.분기별 가구 판매액은 2018년 1분기(1조833억원)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이후 매 분기 꾸준히 증가해왔다. 2020년엔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홈스쿨링이 늘면서 1분기를 제외한 나머지 분기별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0%에 육박하는 등 성장 속도가 가팔랐다. 지난해까지 이어지던 이런 분위기는 올 들어선 한풀 꺾였다.
전방산업인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가구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 규제 및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거래가 끊기면서 집들이하는 가구가 줄고, 가구 매장을 찾는 소비자 역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8만413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만3014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0년(45만2123건)과 비교하면 훨씬 적다.
LX하우시스, 한샘 등 주요 기업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2분기 매출(9485억원)이 5.7% 늘었지만 영업이익(56억원)은 81.6% 급감했다. 한샘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5002억원, 영업이익은 92.2%나 줄어든 2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침대 전문기업 지누스도 2분기에 매출(2642억원)은 5% 늘었지만 영업이익(92억원)은 30.8% 뒷걸음질쳤다.증권가에선 하반기 가구업계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핵심 소재인 석유화학 제품, 목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안정화되는 추세여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다소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