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분기에도 5조원대 적자

전력 구입가격까지 오름세
전기 팔면 팔수록 손해 커져
한국전력이 올해 2분기에도 5조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전력도매가격(SMP)까지 다시 오름세를 보여 올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2분기 한전의 연결기준 평균 영업손실은 5조3712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역대 최고 적자인 7조786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난 셈이다. 1, 2분기를 합친 상반기 영업적자는 1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문제는 최근 SMP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전의 영업적자가 하반기에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SMP는 ㎾h당 151.85원으로 6월 대비 22.13원 상승했다. 이달 8일에는 하루평균 203.08원을 기록해 200원대를 넘어섰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비용을 뜻한다. 한전의 전력 판매 가격은 ㎾h당 100원대에 형성돼 있어 SMP가 높아질수록 한전의 적자가 커지는 구조다.

SMP는 지난 1월 ㎾h당 154.42원, 2월 197.32원, 3월 192.75원을 기록했다. 4월에는 ㎾h당 202.11원으로 치솟았으나 5월 140.34원, 6월 129.72원 등으로 가격이 내려가 2분기 적자폭이 1분기보다 줄었다.

SMP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10월 예정된 기준연료비 인상 외에 추가적인 연내 전기요금 인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8일 한전의 전기요금에 대해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한전은 올해 적용할 기준연료비 인상분을 ㎾h당 9.8원으로 결정하고 지난 4월 ㎾h당 4.9원을 올린 데 이어 오는 10월 또 4.9원을 인상할 예정이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