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K배터리 글로벌 특구'로 뜬다

차세대배터리 특구 3년 연속 지정

전통 산업 '철강 불황' 극복
배터리 소재 생산거점 주목

에코프로, 영일만에 2.2兆 투자
2400명 일자리 창출 효과
양극재 소재 생산과 리사이클링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밸류체인이 구축돼 있는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포항시 제공
철강산업도시 포항이 배터리(2차전지) 소재 생산 분야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2019년 처음 지정한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가 전국 29개 특구 가운데 처음으로 3년 연속(2019~2021년) 우수 특구로 지정됐다고 9일 밝혔다.포항시는 배터리 규제자유특구의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윤석열 정부 110대 과제로 선정된 ‘글로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받는 등 2차전지 소재 상용화, 배터리 자원 순환, 탄소밸리로 이어지는 ‘K배터리 글로벌 특구’로의 스케일업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포항시는 철강산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2017년부터 배터리 소재산업 육성에 나서 5년여 만에 전고체와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전 분야에서 국내 1위 생산 도시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1위 양극재 생산 업체인 에코프로는 포항 영일만산업단지 내 33만㎡ 부지에 2025년까지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소재 추출부터 양극재 소재 생산, 리사이클링(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공급 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고용인력만 2400여 명에 이른다.

인근 블루밸리 국가산단에는 포스코케미칼이 인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에코프로와 포스코케미칼, GS건설 등이 관련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지금까지 3조5500억원에 이른다. GS건설은 영일만 4산단에 2024년까지 1000억원을 투입하는 리사이클링 공장 건립에 나섰다.포항시는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2024년까지 국비 등 500억원을 들여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 자동화 실증설비와 고속평가 성능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루 150개, 연간 3만 개 이상의 사용 후 배터리 성능을 검증 평가하고,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EV 폐배터리 팩 로봇 해체 작업 기술 개발과 로봇 작업자의 실시간 작업 상황 인식, 충돌 방지 등 안전 확보 기술 개발 및 로봇을 활용한 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고가의 희귀 금속을 추출하는 것이다.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 팩 해체 공정은 작업 중 사고 위험성이 높은데도 모든 과정을 인력에만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0년 4000억원에서 2040년 87조원대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됐다.2차전지 산업진흥원 설립 등 배터리 전문인력 양성 플랫폼도 구축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은 “2030년까지 총 10조원 규모의 배터리 전문기업을 유치하는 등 포항 산업 구조를 2차전지를 비롯한 저탄소 신산업으로 다변화해 포항 경제에 새로운 혁신과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