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신발은 땅에 넓고 단단하게 붙어야 건강을 지킨다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차를 타거나 엘리베이터 탈 때도 낮은 사람이 먼저 타고, 가장 나중에 내린다. 그리고 땅에서 떨어진 거리가 멀수록 위험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공군 전투비행기 조종사나 공수부대원을 위험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고 대우해준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땅에 닿는 면적이 적을수록 위험하고 건강에 나쁘다. 우스개 소리로 집 떠나면 고생이고, 땅에서 발 띄면 위험하다고 했다. 그래서 의전을 할 때도 가장 높은 사람이 가장 나중에 땅에서 발을 띄게 되어 있다.
그 상관관계를 수평과 수직으로 나누어서 설명해보려고 한다.
우선은 신발의 수직도이다. 땅에서 얼만큼 떨어져 있는 가의 문제이다. 3사분면의 신발을 보면 신발이 땅에 닿는 면적은 그럴 듯하게 넓지만, 땅과 높이 떨어져 있다. 마치 높은 건물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우선 안정적이지 못하고, 높은 쿠션의 출렁임, 그리고 땅을 닿는 순간과 느낌의 오는 시간과 거리의 차이가 있다. 계단이나 비탈길에서 위험하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땅에 닿는 면적이 넓어도 뒤꿈치가 있어 키를 높게 보이는 신발이 있다. 이런 키높이 신발은 또 몸과 지구의 중력선과 수직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된다. 신발굽의 높이만큼 몸이 앞으로 기울게 되고, 그만큼 발목, 무릎, 고관절 그리고 허리와 목디스크의 각도도 부자연스럽게 꺾어지게 되어, 장시간 사용할 때 관절에 이상이 오게 된다.다음으로 신발의 수평도는 앞꿈치와 뒤꿈치의 높이 차이로 구분하는데 보통 제로드롭이라고 하면 발앞과 뒤굼치의 높이가 같은 신발을 말한다. 1사분면의 비바미 신발이 전형적인 제로드롭신발로 발바닥 전체가 안정적으로 땅에 닿는다. 밑바닥의 면적이 말 그대로 땅에 닿는 면적과 같다. 이와 비교되는 2사분면의 남자용 정장구두를 보자. 얼핏 보면 꽤 넓은 면적이 땅에 닿는 것같지만 밑창이 딱딱하고 둥그렇게 되어 있다. 뒤꿈치는 구두굽만큼 올라간다. 보는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신발은 미끄럽기도 하거니와 발가락의 움직임이 전혀 자연스럽지 못하다. 발가락, 앞꿈치, 발바닥 그리고 발목이 협응하며 움직여서 걷는게 아니라 발목을 굴리면서 걷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현존하는 신발 중에서 최악의 신발은 4사분면의 하이힐이다. 땅에서 멀리 떨어지고 좁게 닿는다. 관절에도 안 좋고 걷고 활동하는 안정성 면에서도 매우 좋지 않다. 반면에 가장 땅에 넓게 닿고 가까이 있게 하는 신발은 바로 비바미 신발이다.

발볼이 넓고 제로드롭형태여서 땅에 닿는 면적이 넓고 밑창이 얇고 뒤꿈치가 없어서 중력선과 몸의 수직선이 일치하기 때문에 굳이 관절을 부자연스럽게 구부리거나 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신발을 선택할 때 젊었을 때는 약간의 부자연스러움을 견딜만한 건강 조건이 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외관이나 체면보다는 몸에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신발은 우리 몸의 기초부분이다. 기초가 넓고 단단해야 건물이 튼튼하듯, 신발도 넓고 단단하게 기초가 박혀있어야 우리의 건강도 지켜진다.<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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