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히 집 사는 30대…2020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 가장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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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서울·경기 아파트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은 18만4000여 건으로 작년 상반기(37만3000여 건)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수도권은 약 32% 수준에 그쳤다. 금리인상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신규 주택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이달부터 생애최초주택 마련에 대해서는 집값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대출한도도 6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실효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4.3만 건 거래…30대 1.3만 건
전체 거래량의 30% 차지
전반적인 거래량은 감소했지만, 수도권에서 20~30대 청년층의 아파트 구입 비중은 37.4%로 큰 변동이 없었다. 상반기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 중 개인의 매입 건수는 4만3000여 건이었다. 이 중 30대의 아파트 구입 건수는 약 1만3000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30%, 20대는 약 3000건으로 7.4%를 기록했다. 20~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38%보다는 0.6%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2019년 31%에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30대는 2020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가장 ‘큰손’이 됐다. 상반기에도 40대는 24.9%, 50대 18.6%, 60대 11.9%, 70대 이상 7.2%로 30대보다 거래 비중이 작았다.특히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국 평균(24.2%)보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유독 높게 나타난다. 그 이유는 수도권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청년층의 거주 빈도가 높고, 첨단산업이나 금융 방송 등 고소득 청년층이 수도권에 많이 거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 임대가격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력 또는 조력을 통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잠재돼 있다. 이에 따라 결혼이나 분가, 취업 등 주택과 관련한 이벤트가 있을 때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올해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택을 구입한 지역은 엇갈렸다. 상반기에 30대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아파트를 구입한 지역은 노원구로 278건이었다. 뒤를 이어 강남구(233건) 서초구(170건) 구로구(170건) 강서구(168건) 마포구(151건) 순이었다. 아파트값이 다소 저렴한 외곽지역과 가장 비싼 강남권으로 청년층의 주택 구입이 양분된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서울과 인접하고 대기업이 많이 분포한 지역에서 청년층의 매입 건수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고양시(958건) 수원시(917건) 평택시(891건) 용인시(787건) 화성시(686건) 등이다.
서울에서 청년층이 구입한 아파트 중 상당수는 1~2인용 소형 아파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2340건인 23.6%는 전용면적 40㎡ 이하의 소형 아파트였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실거래가격은 평균 2억9000만원으로 서울 매매가격(10억2000만원)을 크게 밑돌았다. 대체로 직주근접형 원룸 혹은 투룸 수준의 소형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기도에서 전용 40㎡ 이하의 거래 비중은 10.7%로 낮았다. 41~60㎡ 39.9%, 61~85㎡ 37.4%, 85~135㎡ 10.0%, 135㎡ 초과 2.0% 등이었다.
김혜현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