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범의 별 헤는 밤] 외계행성~블랙홀…화려한 '천문축제'
입력
수정
지면A29
전 세계 천문학자가 모이는 천문학 축제 기간이 지났다.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제31차 국제천문연맹총회(IAUGA)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코로나19 때문에 1년 늦췄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영향이 줄지 않아 무척 어렵게 진행됐다. 1800명 넘게 등록했고 현장 참여 등록만 1500명이 넘었지만, 실제 참여한 사람은 그 반도 안 되는 듯했다. 대신 행사 주최 측은 가상플랫폼을 개설해 현장에 오지 못하는 등록자도 자유롭게 학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오랜만의 국제학술대회라 모든 어려움을 다 묻어버릴 정도로 즐겁고 활기찼다. 전 연구자가 다 모이니 발표주제도 가까운 태양부터 외계행성, 블랙홀 등을 거쳐 우주의 끝까지 천문학의 전 영역이었다. 여기에 천문학 대중 활동과 관측 자료처리 방법, 관측 장비 개선 등도 포함됐다. 특히 행성 관측 연구는 더 이상 발견이 중요한 주제는 아니었고, 이제는 행성의 대기 연구부터 유기 생명체의 존재를 찾는 연구로 넘어갔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첫 영상에서 행성 대기에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보인 것도 같은 이유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천문학(Astronomy for ALL)’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천문학 교육을 이어가는 개발도상국의 지원과 천문학에 관심이 있든 없든 모든 대중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주제다. 한마디로 천문학을 일상으로 가져가자는 주제다.
두 번째 주에는 별 보기 행사도 열렸다. 많은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직접 자신의 망원경과 관측 장비를 가지고 참여했다. 태양도 별이니, 한낮에 태양을 보는 행사였다. 구름이 많아 내내 볼 수 없었지만 해가 지고 구름 사이로 달이 나타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됐고, 토성까지 살짝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망원경을 만들어보고 여러 가지 체험을 즐기면서 망원경을 통해 휴대폰으로 달을 찍어 보기도 했다. 도시의 높은 건물과 어우러져 달과 별이 떠 있고, 그 사이에 구름이 떠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학회장에서는 천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밖에서는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
국제천문연맹총회는 천문학계의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행사다. 차이가 있다면 경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서로 돕고, 연구를 같이할 수 있을까를 논하는 자리다. 천문학은 자연의 근원적인 이유를 알아내고,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로 총회 참석은 명왕성이 행성 대열에서 퇴출당했던 2006년의 총회에 참석한 후 15년 만인데, 한국에서 개최되는 총회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전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두를 위한 천문학’ 행사로 멋지게 결과를 이뤘다.
전영범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오랜만의 국제학술대회라 모든 어려움을 다 묻어버릴 정도로 즐겁고 활기찼다. 전 연구자가 다 모이니 발표주제도 가까운 태양부터 외계행성, 블랙홀 등을 거쳐 우주의 끝까지 천문학의 전 영역이었다. 여기에 천문학 대중 활동과 관측 자료처리 방법, 관측 장비 개선 등도 포함됐다. 특히 행성 관측 연구는 더 이상 발견이 중요한 주제는 아니었고, 이제는 행성의 대기 연구부터 유기 생명체의 존재를 찾는 연구로 넘어갔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첫 영상에서 행성 대기에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보인 것도 같은 이유다.
행성 유기생명체 찾는 연구도 발표
최근의 천문학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기계학습 방법의 자료처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많은 망원경이 수십억 개 별 또는 은하 등 천체의 데이터를 다루고 있어 그야말로 천문학적 숫자의 자료를 다루는 셈이다. 당장 블랙홀 영상을 찍은 사상의지평선망원경(EHT),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한 외계행성 탐사 망원경인 한국중력렌즈망원경네트워크(KMTNet)부터 SDSS, 케플러(Kepler) 우주망원경, 테스(TESS) 우주망원경, 허블우주망원경, 가이아우주망원경,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기타 작은 망원경을 이용한 다양한 탐사 망원경 등 모두 열거하기가 어렵다. 더불어 곧 완성될 루빈천문대의 LSST나 미래의 플라토(PLATO) 우주망원경 등이 데이터를 더 많이 쏟아낼 것이다.이번 총회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천문학(Astronomy for ALL)’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천문학 교육을 이어가는 개발도상국의 지원과 천문학에 관심이 있든 없든 모든 대중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주제다. 한마디로 천문학을 일상으로 가져가자는 주제다.
노벨상 받은 교수에 열띤 질문
천문학 대중 활동으로 재미있는 강연이 있었다. 최초로 블랙홀 관측 책임자인 셰퍼드 돌먼 교수의 블랙홀 영상 관측 이야기와 우주의 가속 팽창을 밝혀 2011년에 노벨상을 받은 브라이언 슈미트 교수의 우주의 모습(상태)에 대한 대중강연은 참석자들이 줄을 서서 질문하는 열기를 보여줬다. 이들의 강연은 유튜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말엔 부산시가 광안대교에 제31차 국제천문연맹총회를 알리는 조명을 비춰 천문학 대중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두 번째 주에는 별 보기 행사도 열렸다. 많은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직접 자신의 망원경과 관측 장비를 가지고 참여했다. 태양도 별이니, 한낮에 태양을 보는 행사였다. 구름이 많아 내내 볼 수 없었지만 해가 지고 구름 사이로 달이 나타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됐고, 토성까지 살짝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망원경을 만들어보고 여러 가지 체험을 즐기면서 망원경을 통해 휴대폰으로 달을 찍어 보기도 했다. 도시의 높은 건물과 어우러져 달과 별이 떠 있고, 그 사이에 구름이 떠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학회장에서는 천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밖에서는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
국제천문연맹총회는 천문학계의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행사다. 차이가 있다면 경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서로 돕고, 연구를 같이할 수 있을까를 논하는 자리다. 천문학은 자연의 근원적인 이유를 알아내고,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로 총회 참석은 명왕성이 행성 대열에서 퇴출당했던 2006년의 총회에 참석한 후 15년 만인데, 한국에서 개최되는 총회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전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두를 위한 천문학’ 행사로 멋지게 결과를 이뤘다.
전영범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