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맨홀 실종자, 1.5㎞ 떨어진 다른 맨홀서 발견(종합2보)

우수배수관 안에서 3.7㎞ 옮겨져…함께 실종된 친누나 수색은 야간에도 계속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초구 서초동 맨홀에 빠져 실종됐던 40대 남성이 10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분께 동작구조대가 사고 발생 지점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1.5㎞ 거리에 있는 서초동의 한 버스정류장 부근 맨홀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구조대는 오후 3시 18분께 실종자의 시신을 맨홀에서 인양해 이 남성이 지난 8일 맨홀에 빠진 실종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신은 오후 3시 45분께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폭우가 쏟아진 당시 서초동 한 도로의 맨홀 안으로 50대 친누나와 함께 휩쓸려 들어갔다.

폭우로 하수관 수압이 차오르면서 맨홀 덮개가 튀어 올랐고, 물과 함께 맨홀 안으로 빨려들어 간 것이다.

실종된 누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실종자가 발견된 맨홀은 가로 5m, 세로 2.5m 크기의 우수배수관(고인 빗물 등을 배수하는 관)과 연결되어 있었다.

사고 지점부터 반포천까지 이어지는 이 배수관의 해당 구간 길이는 3.7㎞다.

배수관 관리는 서초구청이 담당한다. 조현준 서초소방서 홍보교육팀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서초동 강남빌딩에서 2차 브리핑을 열고 실종자를 구조대원이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 로봇을 이용해 수색작업을 했던 소방당국은 이날 날씨와 맨홀 내부 급류 상황 등이 개선되자 구조대원을 맨홀에 직접 투입해 남성 실종자를 발견했다.

로봇이 전날 실종자가 발견된 구간을 탐색했으나 발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조 팀장은 "로봇이 수색하는 것과 사람이 차근차근 수색하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지점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실종자가 발견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며 "반포천에는 나뭇가지 등 사물이 많이 떠내려가는데 (실종자가) 맨홀 안에 남아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조 팀장은 아직 실종상태인 누나에 대한 수색 작업을 야간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실종된 위치부터 차근차근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맨홀 수색, 반포천 순찰, 한강 순찰 등을 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실종자를 인계받은 경찰은 시신을 검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