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 탈 각오하라는데…중고차 살지 말지 고민됩니다"

중고차업계 대책마련 '고민'

침수차 폐차가 원칙이지만
피해 경미하면 중고차로 내놓기도

중고차 업계 불황인데 소비자 잃을라 걱정
케이카는 침수 보상 나서…인증 중고차 인기 높아질 듯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에 전날 쏟아진 폭우에 침수, 고립된 차량이 인도 자전거거치대에 올라와 있다. 사진=뉴스1
"중고차 사려고 하는데 이번 침수 때문에 주변에서 절대 사지 말라고 하네요."

최근 중고차 온라인 카페에는 이같은 고민글이 종종 보인다.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 호우로 침수 차량이 예년에 비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침수 차량이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자칫 침수차를 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1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8일부터 10일 오후 1시까지 12개 손해보험사에 7678건의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같은 기간 접수된 침수 차량 중 외제차는 2554대였다. 가격 5억 원이 넘는 페라리를 비롯해 1억∼2억 원대 벤츠, 포르셰, 벤틀리 등이 여럿이었다.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신뢰 잃을라"...발 빠르게 대처하는 중고차 업계

침수 차량이 중고 매매가 되기 위해서는 정비 과정을 거치는데, 이 때문에 매물로 나오기까지 최대 두 달 정도 소요된다는 게 업계 설명. 올해 가을께 침수차가 중고 매물로 다수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특히 고급 수입차가 많은 강남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중고 수입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물론 침수된 차량은 점검 후 폐차가 원칙이지만, 일부 고가 차량일수록 침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폐차하지 않고 중고 매물로 넘기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고차 업계는 발 빠르게 나섰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자동차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공급 부족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중고차 업계가 이번 침수차 사태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마저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사진=연합뉴스
케이카(K Car)는 이달 말까지 하기로 했던 '침수차 보상' 프로그램을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케이카에서 구매한 중고차가 90일 내 침수차로 확인된다면, 100% 환불 처리하고 추가 보상금 500만원을 주는 내용이다. 엔카닷컴은 보험처리 이력 조회를 통해 침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침수차 대처법에 대해 안내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말하는 대처법은 ▲자동차 관리법의 법적 효력을 갖는 정식 자동차매매사업자(딜러)에게 구매 ▲사고 이력 조회, 정비 이력 조회, 자동차 원부 조회 등을 확인 ▲자동차 성능점검기록부 확인 및 계약서 작성할 때 특약사항에 '침수 사실이 밝혀지면 배상한다'고 명시할 것 등이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이 침수차 구별법을 알아두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침수차 구별법을 숙지했다가 중고차 살 때 유심히 잘 살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