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또 어닝쇼크…상반기 14조 '최악 적자'
입력
수정
지면A1
2분기에도 6.5조 영업 손실한국전력이 올 2분기에 6조516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12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약 5조37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다. 올 1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대 규모인 7조7869억원 적자를 합치면 올 상반기에만 14조303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없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올해 영업적자가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예상보다 1조 이상 많아
한전의 올 상반기 영업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전체 영업적자(5조8601억원)의 2.4배에 달한다. 한전 영업적자가 급증한 것은 국제 에너지값이 급등했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제한된 탓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 발전사들로부터 ㎾h당 169.3원에 전력을 구매해 가정, 공장 등에 ㎾h당 110.4원에 판매했다. ㎾h당 58.9원의 손해를 보면서 전기를 판 것이다.이에 따라 한전의 상반기 매출은 31조9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늘었지만, 영업비용은 46조2954억원으로 60.3% 증가했다. 매출이 3조373억원 증가하는 동안 전력구입비 등 영업비용이 17조4233억원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원전 이용을 줄이고, 발전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린 것도 한전의 전력구입비 증가를 부채질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않은 점도 한전 적자를 키웠다.한전은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상화와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며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 점이 변수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