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도 사면·복권…롯데 '37조 투자' 속도 낸다
입력
수정
지면A3
바이오 등 신사업 추진 가속도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롯데의 ‘잃어버린 5년’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에 속도를 낸다. 바이오와 전지 소재 등 신사업 육성을 통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경영활동 보폭 넓힐 듯
장세주·강덕수도 사면 명단 올라
롯데는 12일 사면·복권이 발표된 뒤 낸 입장문에서 “사면을 결정해 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 역량을 집중겠다”고도 했다.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으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취업 제한을 받진 않아 출소 후 경영에 복귀했지만, 해외 출장에 제한을 받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데도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번 사면·복권을 계기로 부담을 털어낸 신 회장은 본격적으로 현장 경영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는 우선 지난 5월 내놓은 5년간 37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이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위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부지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
신 회장의 글로벌 경영 활동에 대한 제약이 완전히 해소되면서 롯데의 해외 사업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롯데알미늄은 최근 2차전지용 양극박을 제조할 수 있는 헝가리 공장의 생산 규모를 두 배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유럽 배터리 소재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리튬메탈 음극재 소재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핵심 기술 개발 및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도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소비재 포럼(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해 홍보 활동을 펼치는 등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이날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장세욱 부회장과 ‘형제 경영’을 한층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회장은 2016년 5월 불법 도박과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형기를 6개월쯤 남긴 시점인 2018년 4월 30일 경기 여주시 여주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 전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지난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박종관/정지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