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길어지지만 우크라이나 재건 논의도 본격화

10월 베를린서 국제회의…"마셜 플랜보다 규모 커"
재원조달·지원방식 논란…"대출이 아니라 무상 지원해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길어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재건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스위스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국제회의가 처음 열린 데 이어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독일 정부와 유럽연합(EU)이 공동 주최하는 '베를린 회의'에서는 사상 최대의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독일은 G7 국가와 EU, 그리고 관련 국제기구 등과 회의 날짜를 조율해 10월 25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의 준비 관계자들은 상황에 따라 날짜는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2차 세계대전 후 서유럽의 재건을 도운 '마셜 플랜'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피해가 매우 심각해 대규모 지원금이 투입돼야 할 것이다. 지구 공동체는 합리적인 재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재정 지원의 대부분을 EU가 제공할 것이며 총 지원 규모는 5천억 유로(약 673조 원)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7월 회의에서 EU가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사업과 이에 필요한 투자를 연결하고 사업 진행 상황을 조율하며 자원이 투입되도록 하는 플랫폼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에 62억 유로(약 8조4천억 원)를 재정적으로 지원했고 앞으로 더 많은 액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경제 인프라 피해액은 1천83억 달러(약 14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복구하려면 1천850억 달러(약 242조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복구 금액의 40%에 해당하는 753억 달러(약 99조 원)는 주택을 건설하는 데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지난달 4일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국제회의'에서 전쟁으로 초토화된 우크라이나 경제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7천500억 달러(약 982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대규모 지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와 지원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에 동결된 러시아 정부와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재벌)의 해외자산을 압류·매각해 재건 자금으로 충당할 것을 주장한다.

영국과 EU, 캐나다 등이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몰수해 우크라이나를 돕는다는 제안을 지지한다.

그러나 스위스가 이를 반대하는 등 각국의 이해가 엇갈려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급 지원금 90억 유로(약 12조 원)의 집행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이중 10억 유로(약 1조3천억원) 의 초기 지원금을 대출 형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국가 부채가 많은 우크라이나에 대출해주면 채무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면서 무상 지원 방식의 보조금 지급을 주장한다. 독일 정부 관계자는 EU 회원국들이 나머지 80억 유로(약 10조7천억원)는 다음 달까지 단기 무상 원조 방식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